코엘류는 탄핵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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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엘류 감독은 탄핵됐다.""코엘류 경질은 당연하다."

코엘류가 국가대표 축구감독직을 내놓은 후 네티즌들의 반응은 다양하다.

탄핵됐다는 주장의 근거는 이렇다. 우선 그의 임기중에 대안도 없이 경질을 결정했다는 것이다. 후임감독을 물색해놓지도 않은 상태에서 덜렁 경질부터한 축구협회의 경솔함에 대한 질타다. 특히 축구협회가 충분한 지원도 없이 좋지 않은 결과에만 책임을 물었기 때문에 정작 책임져야 할 쪽은 기술위원회라는 주장도 있다. 먼저 협회부터 반성해야지 무슨 경질이냐는 논리다. 마치 한나라당이 부패정당 이미지를 반성하지 않고 대통령 탄핵부터 한 것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네티즌 권남규씨는 축협 게시판에 "지금 축구협회 내.외부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대통령 탄핵에서부터 오늘까지의 한국 정치상황과 굉장히 비슷하네요. 국민은 무능한 국회 심판하자고 하고, 축구팬은 무능한 기술위원회 심판하자고 하니, 노 대통령과 쿠엘류는 과연…. 축구협회와 한국축구가 심히 걱정됩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아이디가 '히딩크도'란 네티즌은 오마이뉴스 게시판에서 "코엘류에게 한 것처럼 히딩크에게도 지원했다면 히딩크라도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과정은 문제삼지 않고 결과만 가지고 왈가왈부하는 한 축구발전은 없다"고 말했다. 또 "스스로 뽑아놓고 잘못하면 경질하는데 뽑은 당사자들이 사표를 내지 않았다"(두목)며 기술위원회를 비판하는 글도 올라왔다.

상당수 축구팬들도 코엘류 감독 경질을 노 대통령 탄핵에 연관시키는 데는 고개를 갸웃하면서도 경질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점에는 동의하고 있다. 특히 "지금까지 대표팀을 맡는 동안 모두 모여 훈련한 시간이 단 72시간 뿐이었다. 아시안컵이 올림픽 본선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원이 여의치 못했다. 나는 아직까지 한국 대표팀이 (아시안컵) 본선에 나간다면 우승을 확신한다"는 코엘류 감독의 기자회견 내용에 공감하는 네티즌이 많다.

스포츠 전문 사이트인 '후추' 게시판에는 "아무리 세계 최고의 감독을 모셔와도 이런 상황에선 발전할 수 없다. 베트남.오만.몰디브 경기는 감독이 없어도 충분히 이길수 있는 경기력과 실력을 갖췄음에도 경기 임하는 자세가 잘못된 선수들에게 책임을 묻고 싶다. 감독이 선수들을 장악하지 못했다는 말을 하는데 14개월동안 고작 72시간을 대면하고 장악이라니…. 다음 감독에게는 기다릴 줄 아는 지혜를 실천해 주었으면 하고 바랄 뿐"(ajack)이라거나 "아시안컵을 겨냥해 꾸준히 준비해온 감독을 이 시점에서 자르다니. 그래서 새롭게 선발된 감독이 아시안컵에 부진하면 그 감독도 자를건가? 아님 그냥 둘건가? 그냥 둔다면 그것 도 문제다. 누구는 성적부진으로 잘랐으면서. 대책이 없는것도 분명한데, 답답할 따름"(pass1092)이라는 등의 의견이 줄을 이었다.

한 부분의 문제가 아니라는 의견도 나왔다. 아이디 'rokafryu'인 네티즌은 "붉은악마의 이란 원정에 3억이라는 자금을 투자하면서도 국가대표 감독의 비디오 분석관 선임조차 거부한 축구협회는 물론 잘못이고 그런 현실하에서 좀더 좋은 결과를 가져오길 바랬지만 한계를 넘지 못한 코엘류 감독도 아쉽다"며 "2002년 월드컵 이후 프로 리그가 활성화되는 과정에서 예전처럼 장기간 합숙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만큼 축구협회에 대한 질타나 코엘류의 퇴진만으로 해결되기를 기대하기 보다는 축구를 사랑하는 모두가 현실 안에서 해결책을 찾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엘류 경질은 당연하다는 네티즌도 있다.

한 네티즌(ityeo)은 "어떻게 코엘류하고 노대통령을 비교하나. 비약이 너무 심하다. 역대 어느 감독도 베트남하고 오만에 지고 몰디브랑 비긴 사람은 없다. 코엘류는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충분한 경질사유가 된다"며 코엘류 경질 옹호론을 폈다.

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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