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美증권딜러협회 감시기구위원장 샤피로 선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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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미국 증권업계에 새로운 「여성경찰」이 한명 등장했다.미국증권딜러협회(NASD)산하의 「NASD 레귤레이션」이라는 감시기구의 위원장으로 최근 선임된 매리 샤피로가 그 주인공이다.
이 기구는 월가의 증권사나 투자회사,주식거래인들의 탈법행동을스스로 감시하고 규제하기 위해 만들어진 자치조직인데 막중한 총수자리가 여성에게 맡겨진 일은 무척 이례적이다.
샤피로의 취임사는 따끔했다.『인터네트등을 통한 돈세탁등 딜러회원들의 비열한 불법행위를 보다 면밀히 감시하고 이런 일이 적발되면 해당 기관의 감독자에 대해서도 징계를 가하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전력을 살펴 보면 이런 강성발언을 하고도남을 것으로 여겨진다.그녀는 선물거래를 감시하는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위원장을 맡은 바 있고,NASD는 물론이고 미국의 증권업계 전체를 호령하는 연방증권관리위원회(SEC )위원으로도 일했다.
이런 배경을 가진 인물이 이 자리에 임명된 것은 남다른 모종의 사명이 있기 때문이 아니냐는 얘기도 들린다.
NASD는 당초 미국의 장외주식시장인 나스닥시장(NSM)에 참여하는 거래인들의 업무를 돕고 한편으론 회원들의 부당거래행위를 감시한다는 취지로 결성됐다.그러나 NASD가 후자의 역할을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는 여론이 비등했고 마침내 SEC가 규제안 마련을 위해 1년전부터 조사를 벌여 왔다.
이에따라 NASD 회원들은 성가신 연방정부의 간섭을 시시콜콜받느니 하루 빨리 업계를 자체 정화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인식에이르렀다.
감시기구의 수장에 「여걸」을 앉힌 것은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기 위한 방책일 수도 있다.
샤피로위원장은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증권거래 내규를 상당수뜯어 고치고 거래인에 대한 법규교육을 강화하기로 했다.또 불법행위 감시인원과 정보수집재원을 늘리기 위해 다음달 NASD 이사회에서 관련예산의 증액도 요청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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