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갈옷 현대적 감각으로 디자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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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에서 제주도 농민들이 입고 나왔던 황토빛 무명옷.바로 제주 전래의 노동복인 「갈옷」이 본격적으로 상품화돼 일반 소비자와 만난다.
우리옷 제작업체 「질경이」에 이어 올봄 「여럿이 함께」가 갈옷 제작에 뛰어든것.4~13일 쁘렝땅백화점 5층에서 특별행사도갖는다. 무명.삼베.모시등 천연섬유에 감즙을 들여 만드는 갈옷은 질기고 때가 잘 안타면서 통풍성도 좋아 제주 농민들의 평상복으로 오랫동안 자리잡아왔다.하지만 산업화의 물결과 함께 자취를 감추기 시작,몇몇 현지인들이 친지를 위해 만들어주는 선에서근근이 명맥을 이어왔다고.
제주에서조차 점차 잊혀져가는 갈옷에 현대적인 디자인을 가미,오늘의 옷으로 재탄생시키려는 노력이 시작된 것은 최근 몇년간의일이다.「질경이」가 92년께 자체 제작한 원단으로 둥근 목둘레선에 고름 대신 단추를 단 웃옷을 선보인게 시초 .「여럿이 함께」는 제주도 모슬포에 사는 문봉옥 할머니가 지난해 8월 직접물들인 천을 공급받아 마고자 목선과 매듭단추를 단 웃옷,대님 대신 단추를 달고 허리끈을 고정시킨 바지의 한벌옷을 내놓았다.
가격은 「질경이」제품이 5만3천원, 「여럿이 함께」는 18만~20만원선.
「질경이」의 이기연소장은 『그간 전통옷은 명절이나 잔치때만 입는 옷이라는 관념이 팽배해 아쉬웠다』며 일할때 입는 평상복중유일하게 맥이 끊기지않고 전해내려온 갈옷을 발견했을 때의 반가움을 전한다.
신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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