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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소 '한국에서의 학살' 한국 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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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 한국 전쟁을 배경으로 민간인 학살을 고발한 피카소의 ‘한국에서의 학살’.

한국 전쟁에서 군인들이 부녀자들에게 총을 겨누는 모습을 그린 천재화가 파블로 피카소(1881~1973)의 '한국에서의 학살(Massacre in Korea)'이 국내에서 처음 전시된다.

국립현대미술관(관장 김윤수)은 오는 6~10월 과천 미술관 본관에서 열리는 '평화국제미술전'(가칭)에 '한국에서의 학살'과 '생의 기쁨'등 프랑스 정부가 소장한 피카소 명작 두 점을 빌려오기로 현지 관계자와 협의했다고 18일 밝혔다. 김관장은 "지난 3월 파리에서 도미니크 드 빌팽 당시 외무장관(현 내무장관)을 만나 작품 반출을 요청했다"며 "전시 주제에 동감한 장관이 흔쾌히 허락했다"고 말했다.

파리 국립피카소미술관에 소장돼 있는 '한국에서의 학살'은 '게르니카'(1937년작)와 함께 반전을 주제로 한 피카소의 대표적인 작품이다. 이 작품은 구소련의 바르샤바 침공 당시 탱크에 희생된 시민들을 추모하는 집회에 내걸리기도 했다.

한국전쟁 당시 미군이 개입한 황해도 신천 양민학살이 창작 배경이란 설 때문에 반미 작품으로 찍혀 1980년대까지 반입 금지 예술품 목록에 오르기도 했다.

'한반도 전쟁 방지와 평화 염원'이란 주제로 열리는 이번 기획전에는 로젠버그, 로베르토 마타, 황 융핑, 귄터 위커 등 국내외 작가 100여명의 작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김관장은 그러나 "의미있는 기획전이지만 협찬사를 구하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

정재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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