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알선업체가 회사 인수-한국M&A,영우통상 대주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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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기업 인수.합병 알선전문업체인 한국M&A의 대주주가 중소의류업체인 영우통상을 전격 인수했다.지금까지 기업들이 사업영역 확장 등을 목적으로 다른 회사를 인수하는 일은 있었지만 인수.합병 알선업체가 기업을 인수한 것은 국내에서 처음이 다.
권성문(權聲文)한국M&A사장은 29일 영우통상의 대주주인 양대길(梁大吉)외 2인으로부터 이 회사의 주식 15만2백74주(25.04%)를 액면가(5천원)로 사들여 새로운 1대주주가 됐다고 증권거래소 공시를 통해 밝혔다.이같은 인수가 격은 영우통상 현주가의 절반도 안되는 파격적인 것으로 梁씨가 경영프리미엄은 고사하고 오히려 시가보다 싸게 팔아 증여세를 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인수.합병 전문업체가 단순한 인수.합병 주선에 그치지 않고 기업을 직접인수했다는 점 등에 서 주목을 끌고 있다.
이날 열린 주주총회에서 權사장이 영우통상의 대표이사로 선임되는 동시에 이사와 감사 등도 한국M&A사의 임직원으로 교체됐다. 權사장은 『신호제지와 마찬가지로 기업을 인수하는 사업을 벌인다는 생각으로 영우통상을 인수했다.우선은 영우통상을 정상화하는 일이 첫째고,재매각하는 일은 아직 생각해 보지 않았다』며 『회사의 재무상태가 워낙 취약해 주당 5천원에 매입 이 가능했고 이면계약은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증권당국 관계자는『영우통상의 주가가 1만2천원에 달하는데 액면가로 주식을 샀다는 것은 언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지난 1월 이후 최근까지 이 회사의 주식거래가 급증하고 가격도 3배로 오른 점을 감안해 시세조종이나 주가조작 여부에 대한조사에 착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영우통상은 73년 설립된 자본금 30억원의 중소형 의류제조업체로 95회계연도에 자본잠식이 46억원에 달하고 작년 매출액 44억원,적자 7억원을 기록하는 등 경영난을 겪어 왔다.
송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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