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뉴스] 아름다운 나눔장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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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나는 동생이랑 저녁마다
안 쓰는 물건을 정리한다.

이젠 안 가지고 노는
파워레인저 로봇과
탑블레이드와 게임CD,
작아진 옷과 신발,
그림책을 내놨다.

동생은 미미인형과
병원놀이 세트,
고모가 사주신 머리핀과 방울,
생일선물로 두 개 받은
필통을 내놓기로 했다.

우리는 토요일날
벼룩시장에 간다.

동화책은 500원, 옷은 1000원,
게임CD는
내가 좋아하는 거니까
비싸게 받을 거다, 3000원.

많이 사는 손님에게
서비스로 주려고
디지몬 딱지와
사탕도 준비했다.

판 돈의 10%는 기부할 거다.
나머지는 저금해서
조립식 탱크를 살 거다.

엄마는 우리가 기부한 돈으로
현수 같은 친구를
도울 수 있다고 했다.

할머니와 둘이 사는 현수는
저녁밥을 거의 굶는다.

친구들과 뛰어놀면
난 금방 배가 고픈데
현수는 어떻게 참을까.
현수도 배가 고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열한살 재민이의 일기처럼
'아름다운 나눔장터'는
애물단지가
보물단지 되는 세상,
나눔의 마법이
펼쳐지는 곳이다.

*17일 낮 12시부터 오후 4시까지 서울 한강시민공원 뚝섬유원지역 광장에서 '아름다운 나눔장터'가 열린다. 장터를 여는 '아름다운 가게'는 기부금을 모아 결식아동을 돕는다.

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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