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소득 1만弗 돌파 삶의 質은 여전히 수준미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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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지난해 우리 경제의 성적표는 일단 양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내 총생산(GDP)증가율 등 겉으로 드러난 통계가 좋을 뿐 아니라 내용면에서도 수출과 설비투자가 주도해 건실한 모습을보여줬다.
1인당 국민소득이 1만달러를 돌파한 것은,경제선진국으로의 행보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표 참조> 그러나 이런 긍정적인 평가에도 불구하고 우리 경제가 질적으로도 선진국 대열에 진입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따른다. 물론 미국.대만.영국.일본 등 주요국이 1인당 국민소득1만달러를 돌파했을 시점에 비해 우리 경제의 성장 속도가 훨씬빨라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도 그만큼 높다.
그러나 삶의 질을 보여주는 여러 지표들을 비교해 보면 우리 국민들은 외적인 경제성장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음을 알수 있다.상대적으로 낮은 주택보급률 등이 예다.
다른 문제는 앞으로의 경기가 어떻게 될까하는 부분이다.
지난해 초 경기활황 국면이 이어지면서 과열 조짐을 보일 때만해도 일각에서는 진정책이 필요하지 않느냐는 지적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오히려 너무 급랭(急冷)하는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작년 3.4분기까지 9~10%대를 이어오던 성장률이 4.4분기 들어서는 잠재성장률(7.0~7.2%)에도 못미치는 6.8%로 떨어졌다.한국은행은 그러나 우리 경제가 급랭이 아니라 연착륙하고 있는 단계라 진단하고 한다.4.4분기 성장 이 크게 떨어진 것은 쌀 수확 감소등의 요인 때문이지 광공업만 놓고보면 괜찮으며 앞으로 설비투자도 계속 늘어날 것이라는 지적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최근 주요 교역국의 경제사정이 좋지 않은데다▶국제유가 및 환율이 불안하고▶총선 등으로 정치논리가 경제논리를 지배할 수 있어 경기 연착륙에 적잖은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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