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20여일 앞 후보들 치열한 공적 다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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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총선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지역개발 사업의 공적을 둘러싸고 현역의원 또는 원외 지구당위원장과 시.군.구의원들간에 치열한 공적다툼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작게는 다리 하나,길하나 뚫는 개발사업에서 크게는 대학설립에 이르기 까지 『내가 했다』며 공적을 앞세우는 후보들간의 신경전이 치열하다.『방화1동 효성여상.송화초등학교앞 통학로 안전보호대 설치,공항 배수펌프장 배수관 확장공사는 구(區)의원들이 실현시킨 것인데도 국회의원인 崔의원이 자신의 업적인 것처럼 말하고 다니므로 공직선거및 선거부정방지법을 위반한 혐의로 고발합니다.』 지난 12일 신한국당 서울 강서을지구당 이신범(李信範)위원장이 같은 지역구의 국민회의 최두환(崔斗煥)위원장을 상대로 서울지법에 낸 고발장 내용이다.
지역개발이 지역구민에게는 주된 관심사가 될 수밖에 없는데 상대후보가『내가 했다』고 나서는데 대해 충격적인 방법으로 제동을걸어야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여기에 구의원들의 불만도 가세했다.구의원은 그들대로『국회의원이야 큰 사업에 관여할 기회가 많지만 우리들은 재임기간중 한 건이나 있을까말까 한 지역개발 사업을 국회의원이 다 했다고 하면 우리는 뭐가 되느냐』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시비(是非)를 가려달라며 법원.검찰에 고발장을 내거나 시청.구청등에 질의서를 내놓고 있는 곳도 있으며 심한 경우 폭력배까지 동원,『고발하면 칼부림 날 줄 알라』고 상대방에대한 협박도 서슴지 않고 있어 선거혼탁에 한몫을 하고 있다.
서울 성동갑에서도 유사한 일이 벌어졌다.신한국당 이세기(李世基)의원이 의정보고서를 통해 성수동 뚝섬개발과 성수2동 신도로개설을 자신이 했다고 주장하자 국민회의 나병선(羅柄扇)의원과 구의원들이 반격에 나선 것이다.
서재환시의원(국 민회의)등은 『이 사업은 시.구의원들이 협력해 이룬 일』이라며 서울시.성동구에 질의서를 내놓고 있다.
부여에서는 「국립전통문화학교 설치령 제정」을 놓고 자민련 김종필(金鍾泌)총재와 신한국당 이진삼(李鎭三)위원장간에 격론이 벌어졌다.李위원장측이 14일「군민 여러분,기뻐해주십시오.꿈과 희망속에 그리던 대학설립이 확정됐습니다」는 전단을 배포한데 대해 자민련은 「테러원흉 이진삼씨의 신종테러」라는 제목의 반박논평으로 맞붙었다.자민련은『국립문화예술대학 유치 계획은 金총재의노력으로 93년 이미 개발키로 확정된 백제문화권 종합개발 사업의 하나』라고 주장했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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