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암초걸린 아이스하키 석탑號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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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국내 스포츠종목 가운데 최근 들어 부쩍 각광받고 있는 스포츠가 바로 아이스하키다.
지난 94년에는 실업팀 1호인 석탑건설이 창단됐고 지난해에는만도위니아의 가세로 한국아이스하키리그가 새로 창설됐으며,더욱이최근엔 제3의 실업팀 창단 움직임이 일고 있어 농구.배구에 이은 겨울스포츠의 총아로 새롭게 자리매김될 전망 이다.
그러나 발전일로에 있던 아이스하키계가 돌연한 암초를 만나 진통을 겪고 있다.국내 실업맏형격인 석탑건설이 내홍을 겪고 있기때문. 석탑건설은 선수단 25명 전원이 지난달 24일 회사측의소극적인 팀운영에 불만을 품고 집단사표를 제출했다.
사태가 이쯤 되자 회사측은 15일 선수들과 만나 『그동안 팀운영상의 잘못이 적지 않았음을 인정한다.앞으로 개선하겠다』고 설득,이들의 팀 복귀를 종용했지만 이들은 한사코 『팀을 떠나겠다』고 막무가내로 맞서 팀이 공중분해될 위기를 맞고 있는 것.
당초 석탑건설이 첫 아이스하키팀을 창단했을 때만 해도 아이스하키인들은 두손을 들어 축하해줬다.비록 회사 규모는 작으나 아이스하키 발전에 일익을 맡고 싶어 뛰어들었다는 회사측의 의지와『봉급은 적더라도 좋아하는 운동을 계속하게돼 다 행』이라는 선수들의 갸륵한 뜻이 한데 모아져 결실을 맺은데 대한 뜨거운 성원이었다.
그러나 불과 2년도 채 안된 시점에서 양측이 서로간의 깊은 불신 속에 타협점을 찾지 못한채 파국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석탑건설측은 그동안의 업무착오를 시인하고 『잘못된 것을 바로잡겠다』며 『선수들의 복귀를 끝까지 기다려 팀을 살리겠다』고 말하고 있다.다행한 일이다.
아무튼 석탑건설측이 개선을 약속하고 있는 지금 선수들은 하루속히 자신들이 몸담고 있는 링크로 돌아와야 한다.2년전 실업아이스하키의 개척자가 되겠다며 강한 의욕을 내비치던 당시의 「맑은」의지를 벌써 잊었는가 묻고 싶다.
성백유 체육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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