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문화예술 키울 '맴피스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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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미국영화 『주라기 공원』이 세계를 휩쓸 때 프랑스영화의 자존심을 걸었다는 『제르미날』이 파리에서 동시 개봉됐다.그러나 결과는 『제르미날』의 완패였다.한때는 문화예술 하면 프랑스 파리가 원산지였다.그러나 이젠 파리가 아닌 뉴욕으로 바뀌었다.여러이유가 있겠지만 많은 문화예술인들이 파리를 버리고 뉴욕으로 몰린 탓이다.
경쟁력있는 문화산업이란 문화예술 엘리트를 얼마나 확보하느냐와같은 말이다.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문화기반시설을 확충해야한다는 욕구는 이젠 보편화됐다.그러나 문화를 담는 그릇도 중요하지만 그 그릇에 누가,무엇을,어떻게 담느냐 하는 문화예술인력의 양성이 더욱 절실하다.
미술관을 세우면 큐레이터라는 신종 전문가가 필요하고,영상산업을 키우려면 선진 영상산업의 현황과 기술을 습득한 영상전문가가있어야 한다.물론 연주자.화가.연기인도 있어야 한다.그러나 지금까지는 문화예술인력이 개개인의 노력과 부모의 심혈로만 이뤄졌다.이래서는 경쟁력이 약하고 인력층이 두터울 수 없다.
보다 조직적으로 문화예술인력을 키우고 지원하자는 운동이 올해부터 실시하는 삼성문화재단의 「맴피스트」제도다.음악.예술.영화.연극의 영어 머리 글자에 IST를 붙인 신조어다.음악.미술.
영화영상.연극.무용.예술경영 6개 분야에서 젊고 유능한 인재를선발,10년간 2백억원을 투입해 유학을 보내 2백여명의 차세대문화예술계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특히 1차연도에 이론분야 전공자를 양성하고,유학후 재단에 아무런 부담을 지지 않는 것도 이채롭다.돈이 없어 유학 못가는 젊은 예술가들을 기업이 맡아 육성하겠다는 제도적 장치다.「맴피스트 운동」이 한 기업의 기여로 끝나지 않고 정부 또는 여러 기업에 확산돼야만 우리의 문화산업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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