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 슬럼프 왜?…자만심 빠져 코치와 결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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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사진)의 부진을 놓고 골프계가 수군거린다.

여전히 세계 랭킹으로는 1위지만 올 들어 일곱차례 출전에서 액센추어 매치플레이만 우승했을 뿐이다. 마스터스에서 개인 최악인 22위를 했고, 지난달 베이힐 인비테이셔널에서는 컷오프 위기를 가까스로 면하며 46위를 했다. 당연히 상대를 압도하는 카리스마도 물렁해졌다.

그 원인을 뉴욕 타임스가 최근 세가지로 분석했다. 첫째가 스윙 코치 부치 하먼과의 관계 단절 때문이라는 것이다. 우즈는 2002년 PGA 챔피언십 직후 하먼과 결별하면서 스윙에 조금씩 결점이 생기기 시작했다. 드라이버샷이 오락가락하고, 어프로치샷은 버디 거리를 벗어나고 있다. 그럼에도 우즈는 주니어 시절부터 그의 스윙을 보고 완성시켜 준 하먼에게 도움을 청하지 않는다. 대신 우즈는 이웃이자 절친한 사이인 마크 오메라와 그의 스윙 코치 행크 해니에게서 조언을 듣는 것으로 보인다고 뉴욕 타임스는 썼다. 특히 하먼이 자신의 라이벌들을 가르치는 것을 참지 못하는 것 같다는 설명이다.

둘째는 우즈의 지나친 자신감. 우즈는 "나 자신이 바로 나의 스승"이라고 고백했다. 아무리 좋은 거울로도 자신의 모습을 100% 객관적으로 보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일종의 자만심이라고 볼 수 있다. 메이저 대회 18승을 거둔 잭 니클로스는 전성기에 들어서도 자기 스윙의 기초를 만들어준 스윙 코치 잭 그라우트에게 도움을 받았고 쇼트 게임은 다른 코치를 찾아가 배우는 자세를 잃지 않았다고 뉴욕 타임스는 보도했다. 아널드 파머도, 톰 왓슨도 그랬다.

뉴욕 타임스는 또 지난해 11월 엘린 노르데그렌(스웨덴)과의 약혼도 우즈의 슬럼프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우즈는 최근 사석에서 "올해는 경기보다 결혼에 더 전념하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과연 우즈가 결혼하면 마음의 안정과 경기의 집중력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인가.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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