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화대] 베이징 못 가는 ‘헤라클레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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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라클레스’ 호세인 레자자데(30·이란)가 건강을 이유로 베이징 올림픽 출전을 포기했다.

레자자데는 남자 무제한급(105kg 이상)에서 3연패가 확실시되던 선수다. 그는 지난해 8월 당한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세계선수권에 불참했고, 이로 인해 훈련량도 부족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에 성적에 대한 부담 등으로 지난 8개월간 위통에 시달려왔다는 게 이란 역도연맹 관계자의 전언이다. 레자자데는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남자 역도 최중량급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당시 인상 213kg, 용상 263kg, 합계 472kg을 들어올려 세계신기록을 세웠다. 4년 뒤 아테네 올림픽에서도 같은 무게를 들어 2연패에 성공한 레자자데는 전무후무한 세계선수권 4연패(2002, 2003, 2005, 2006년)의 기록도 갖고 있다. 아테네 올림픽을 앞두고는 터키 정부로부터 “터키 소속으로 출전해 금메달을 안겨 달라”며 파격적인 조건을 제안받았으나 “조국과 이란 국민을 위해 뛰고 싶다”며 거절해 이란의 ‘국민 영웅’이 됐다.

2003년 2월 이슬람 성지인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에서 열린 그의 결혼식은 이란의 TV방송을 통해 전국에 생방송됐다. 그의 고향인 아르다빌에는 이란에서 가장 현대적 시설을 갖춘 ‘레자자데 체육관’도 있다.

송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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