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력발전기 본격 국산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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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바람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풍력발전기 개발을 국내에서도 본격화하고 있다.
공해문제등으로 대체에너지 개발필요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태양열.연료전지등 다른 대체에너지보다 상업성이 뛰어나다는 것이 그 이유.
풍력발전은 연평균 풍속이 초속 5정도면 가능해 국내에선 남.
서해안및 제주도와 대관령.진부령등의 고지대가 설치가능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풍력발전기의 구조는▶바람을 맞는 날개▶회전력을 전달.조절하는기어및 제어장치▶회전력을 전기로 바꿔주는 발전기▶지지 철탑등 4개 부분으로 구성된다.
그 종류는 날개축의 설치 방향에 따라 수평형및 수직형으로 대별된다.날개축이 지면과 평행을 이루는 수평형이 수직형보다 상대적으로 내구성이 좋고 발전효율이 높아 전세계적으로 사용이 보편화돼 있다.
우리나라의 풍력발전 연구는 70년대 중반 석유파동을 계기로 시작돼 20여년의 역사를 갖고 있지만 그동안 상용화보다는 도입가능성 연구 단계에 그쳤다.75년 이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등에서 20여대를 제작,설치했으나 모두 2 0㎾급 이하의소형 시험용 제품뿐이었다.그나마도 대부분이 고장나 철거되거나 정상 가동이 안돼 현재 실제 운영중인 국내 제작 풍력발전기는 전무하다시피한 상태.현재 한국에너지기술연구소(KIER)의 관리아래 제주도에서 가동중인 2백50 ,1백㎾급 각 1대및 2대의30㎾급 풍력발전기는 모두 네덜란드.독일에서 수입한 제품이다.
그러나 올들어 한국화이바가 3백㎾급 수직형 풍력발전기를 개발한데 이어 한국그린에너지산업개발㈜이 역시 수평형과 수직형의 장점을 딴 독창적인 풍력발전기 개발을 진행하는등 실용화 가능한 규모의 풍력발전기 개발이 잇따르고 있다.
한국화이바가 개발한 풍력발전기는 지난 1월 전남무안에 설치돼내구성및 성능 시험에 들어갔다.이는 3백가구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용량.
이 회사는 연말까지 실증 테스트를 거쳐 내년 상업생산 여부를결정할 방침이다.
한국그린에너지도 주요 부품은 외국에서 들여올 예정이지만 3백㎾급 제품을 제작,연내 거제도에 설치할 계획을 추진중이다.
이 회사 제품은 미국을 비롯해 세계 30여개국에서 특허를 획득해 그 성공 여부가 주목된다.
연구소 차원으로는 KIER와 KIST가 내년부터 3백㎾급 수평형 제품의 국산화에 나설 계획이다.
KIER의 김건훈(金建勳.신발전연구부)박사는 『풍력발전에 가장 적극적인 미국에선 각종 세제혜택등으로 총 1천7백㎿(94년기준)용량의 풍력발전기를 설치했다』며 『풍력발전기의 국산화도 중요하지만 우리나라도 정부 차원에서 풍력발전에 대한 지원책을 마련해 실용화를 뒷받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차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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