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서 재적된 학생들로 구성 일본'꼴찌들의 학교'첫졸업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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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다른 학교에서 제적된 학생들로만 채워진 일본의 「꼴찌들만의 학교」가 2일 첫 졸업생을 배출해 화제다.
규슈(九州)남쪽 미야자키(宮崎)현의 고겐(高原)국제고등학교는지난해 4월 개교,학업을 중단한 채 방황하거나 타락하는 청소년들의 구제를 설립 이념으로 내걸었다.
전원 기숙사제인 이 학교의 전교생 1백65명중 3학년은 25명으로 이중 20명이 이번에 졸업하는 데 「성공」했다.
결석 등으로 졸업 조건을 못채운 나머지 5명도 보충 수업을 거쳐 이달 말 졸업한다.9명은 대학 진학에도 성공했다.
이 학교의 아라타케 도시오(荒武敏男.45)교감은 3일 본사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아침에 일어나면 무조건 학교에 가도록 습관을 들이는 일부터 시작했다』고 그간의 어려움을 털어놓았다.이때문에 교사 34명 중 아라타케 교감을 포함한 25명은 아예 기숙사에서 학생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교칙은 느슨한 편이다.교복도 없고 머리를 염색해도 상관하지 않는다.대학처럼 수업 시간마다 교실을 옮겨 다니게 하고 있다.
그러나 출석.결석 점검과 성적 평가 만큼은 매우 엄격하다.
◇한국의 사례=우리나라에도 일반 학교에서 견뎌내지 못하는 학생들을 모아 교육하는 고교과정인 영산성지학교(교장 유원희.전남영광군백수면기룡리)가 있다.
학교 폭력 등으로 퇴학당한 학생들을 받아들여 전원 기숙사생활을 시키는데 전교생은 올해 새로 입학한 21명을 포함해 47명.지난달에는 역경을 이긴 5명이 졸업장을 받고 사회로 나섰다.
이 학교는 무공해농사를 짓는 농장일도 익히고 다양한 클럽활동등 단체생활을 통해 건강한 사회인으로 거듭나도록 도와준다.
도쿄=노재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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