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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미경으로 본 원더풀 스포츠 <15> 화살의 빠르기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71호 24면

‘화살처럼 빠르다’는 말이 있다. 엄청나게 빠르다는 말이다. 어느 정도로 빠른 걸까?

팅~ 활줄 떠난 화살 1초면 과녁에 꽂힌다

화살의 속도는 활의 종류, 활줄의 세기, 활줄을 당기는 힘, 화살의 무게에 따라 다르다. 그러므로 화살의 빠르기는 딱 정해져 있지 않다.

양궁 경기에 사용되는 리커브 보(Recurve Bow)로 쏜 화살의 속도는 시속 235㎞ 정도다. 컴파운드 보(Compound Bow)의 경우 활 제작사인 HoytUSA의 ‘SuperTec’ 제품 매뉴얼에는 시속 360㎞로 소개돼 있다. 총알의 속도(소총탄의 경우 초기 속도 시속 3240~3600㎞, 권총탄의 경우 시속 1080㎞ 내외)에 비하면 느리지만 탄약을 사용하지 않고 낼 수 있는 가장 빠른 속도라고 할 수 있다.

화살의 속도는 과녁을 향해 날아가는 동안에도 일정하지 않다. 시위를 떠나는 순간부터 10m까지 가장 빠른 속도로 날고 그 이후 스피드가 떨어진다. 과녁이 90m 거리에 있다면 약 70m 지점에서 가장 느린 속도로 난다. 이때의 속도는 최고 속도의 25% 안팎이다. 70m가 지나면 중력과 가속도에 의해 스피드가 다시 증가하기 시작한다. 과녁에 꽂히는 순간의 속도는 최고 속도의 45% 정도로 측정된다.

화살은 날아갈 때 포물선을 그리면서 휘청거리며 난다. 활을 쏠 때 선수는 한 손으로 활 손잡이를 밀고, 한 손으로는 활줄을 잡아당겨 조준한 뒤 당긴 활줄을 놓는다. 활줄은 빠져나갈 때 활을 향해 일직선으로 가지 않고 손가락을 타고 대각선 방향으로 나간다. 화살은 대각선 방향으로 진행하는 활줄에 의해 방향이 흐트러진다. 그러나 앞으로 나가려는 힘과 화살촉에 의해 형성된 무게중심으로 인해 화살이 휘청거리는 현상이 생긴다. 이것을 ‘아처스 패러독스(Archer’s Paradox)’ 현상이라고 한다.

Tip 양궁(서양 활)에는 리커브 보(Recurve Bow)와 컴파운드 보(Compound Bow) 두 종류가 있다. 리커브 보는 우리가 흔히 보는 활이다. 컴파운드 보는 일반 활과 달리 활의 위아래 끝 부분에 도르래같이 생긴 편심 캠(Cam) 또는 휠(Wheel)이 달려 있다. 활을 당길 때 활이 휘어져 다시 반발 복원하는 힘으로 쏘는 일반 활과 달리 이 도르래 같은 캠이 편심축으로 인해 당길 때 넘어가는 힘까지 더해 쏘게 된다. 컴파운드 보는 화살의 스피드가 빠르고 활의 길이가 짧아 사냥에 많이 쓰이며, 양궁의 본고장인 유럽보다 북미지역에서 많이 사용한다. 올림픽에는 리커브 종목만 있고, 양궁세계선수권대회에는 리커브와 컴파운드 두 종목이 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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