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돈 事故 왜 이렇게 잦은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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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돈 사고가 너무 잦으면 신용사회의 기초가 흔들린다.요즘 1만원권 위폐가 계속 발견되고,현금지급기 파손.도난사고가 자주 일어나는 것을 보면 신용사회의 기초가 중대한 도전을 받고 있다는우려를 금할 수 없다.얼마전엔 현금수송차가 습격 당하고,은행지준금이 도난당한 백지수표에 의해 사기인출된 사고도 있었다.그런가 하면 신용카드 위조도 끊이지 않고,이제는 위조달러까지 발견되고 있다.
돈 자체가 신용의 척도(尺度)로는 으뜸가는 것이고,은행으로 대표되는 금융기관이 안전의 대명사인 것은 새삼 강조할 필요도 없다.그런데 이런 돈의 보관 내지 순환과정이 범죄자들의 공격목표가 되고,그것이 자주 성공한다면 도대체 돈의 가 치와 금융기관의 안전을 누가 믿겠는가.어제까지 모두 13장이 발견됐다는 1만원권 위조지폐는 과거의 컬러복사기 보다 더 성능이 뛰어나다는 컴퓨터에 의한 복사로 짐작된다.이런 컴퓨터 복사기는 국내에약 20만대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돈의 예입.인출을 점차 자동화.기계화하는 추세는 고객편의를 위해 필요한 일이다.통계에 따르면 작년말 현재 은행점포수는 9.9%밖에 안 늘었지만 점내 자동화코너와 무인점포는 2배로 늘고,현금자동지급기나 자동입.출금기는 43.2%나 늘었다.이렇게폭증하는 현금출납의 무인화.기계화에도 불구하고 이번 포항과 서울에서 일어난 사고에서 보듯 3중 잠금장치도 믿을게 못된다면 편의증진도 헛수고가 아닐까.
범죄가 교묘해지면 그 예방수단도 정교해지고,얼마뒤 다시 범죄가 더욱 지능화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악순환이다.그렇더라도 당국은 어떤 불비점 때문에 이런 사고가 일어 날 수 있는지 철저히 조사해 안전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공공장소에 방치되다시피한인출기가 비정상수단으로 개문(開門)되면 파출소나 은행 연계라인에서 즉각 발견된다든가,하다 못해 자동차도난방지 장치처럼 요란한 소음이라도 내게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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