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베구슈퍼리그 정상 복귀한 고려증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0면

평가절하된 고려증권의 이미지를 바꿔놓은 것은 조직력이었고 이는 결국 고려증권에 우승컵을 되안긴 최대밑천이 되었다.
「돈싸움」인 스카우트 경쟁에서 뒤진 고려증권으로선 혹독한 훈련을 통한 조직력 극대화만이 유일한 출구였다.여기에 타고난 스타보다 길러낸 스타를 선호하는 진준택감독과 유중탁코치의 배구철학도 선수들에게 「하면 된다」는 자신감을 일깨워준 자양분이었다. 진감독은 「이름」에 연연하지 않는 과감한 세대교체와 서브의공격무기화 등 선진배구도입으로 고려증권의 수직상승을 부추겼다.
진감독은 94년부터 고려증권 전성시대의 주역 장윤창(라이트).정의탁(센터).이재필(레프트)을 차례로 퇴진시키고 중량감이 떨어진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문병택.박선출.이수동을 기용,성공함으로써 고집스럽게 스타에 의존하다 패배를 자초한 몇몇 팀에 아픈 교훈을 남겼다.
공격형 서브는 세계배구를 주름잡는 이탈리아.브라질.쿠바 등에선 이미 80년부터 자리잡은 것.고려증권의 강력한 스파이크서브는 상대편의 안정된 반격을 원천봉쇄하고 나아가 고려증권의 편안한 수비와 공격작전 폭을 넓혀줬다.덕분에 고려증권 은 간간이 평범한 서브를 섞어넣어 스파이크서브에 대비한 상대의 수비대형을흐트러뜨리는 부수효과까지 얻을수 있었다.또 평범한 서브에 대해시간차공격 등 판에 박힌 반격을 해올 경우 미리 길목에 블로킹을 쳐 쉽게 점수를 따내는 고등전술 을 구사했다.
이밖에 세터 이성희가 상무에서 복귀한데다 무명 이수동의 기량이 스타급으로 자라났고 큰 대회때마다 부상악령에 시달리던 문병택.이병용이 마지막까지 레이스를 펼칠수 있었던 것도 우승의 요인이었다.
정태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