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 광주군 투입 승인' 미국서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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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서울에서 전두환(全斗煥).노태우(盧泰愚)두 전 대통령에 대한5.18 내란죄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미국에서는 5.18 당시 미국 정부의 개입 여부를 두고 새삼스런 논쟁이 벌어졌다. 미국 통상전문지 저널 오브 코머스는 27일(현지 시간)미정부의 기밀해제된 문서를 인용,80년 대규모 학생 시위 진압에군을 투입하려는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의 계획을 카터 행정부가「승인(approve)」했다고 보도했다.
또 80년 5월22일 광주를 탈환하기 위해 군을 더 투입한다는 것도 승인했으며,상황이 악화될 경우 미군이 직접 간여하는 계획도 백악관 모임에서 협의되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미 국무부 관계자는 27일 본사 특파원과의 통화에서 『89년 공개한 미 정부 성명서외에는 더 이상 추가할 것이없다』며 『저널 오브 코머스의 보도는 의미 없는 과장된 해석으로 가치 없다』고 논평했다.
윌리엄 글라이스틴 전 주한 미 대사도 이날 연합통신 특파원과의 통화에서 『저널 오브 코머스가 인용한 내용이 틀렸다고 만은하지 않겠다』면서 『그러나 문제는 이같은 인용이 본래의 뉘앙스에서 벗어난(out of context)점』이라 고 지적했다.
한국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12.12 때까지만 해도 미국측이 신군부를 인정할 수 없었지만 5.18 당시에는 이미 신군부가 군부와 정권을 장악했을 때여서 미국이 신군부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예컨대 당시 20사단은 육군 예비 부대로 한미연합사령관이 통제할 수 없는 부대였다』며 『때문에 미국측이 광주 진압에 개입할 여지가 없어 묵인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미 정부는 저널 오브 코머스의 보도가 나온 후 지난 89년 6월 한국 정부에 전달한 광주 사태에 대한 백서(White Paper)를 또 다시 배포,미 정부의 입장은 종전과 다름없음을 공식적으로 다시 확인했다.
저널 오브 코머스는 기사에서 『새로 밝혀진 서류는 미 정부가당초 작성했던 백서의 「한 부분」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라고 보도했었다.
워싱턴=길정우 특파원 서울=김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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