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金 중심의 朋黨정치가 정치불안정의 근본원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신한국당의 영입인사인 이회창(李會昌)선대위의장의 3金비판이 점차 가속화하고 있다.
26일의 서울양천을 지구당 개편대회에서 그는 『지금까지 우리정치가 안정되지 못하고 으르렁거리며 싸워온 것은 지역연고에 따라 똘똘 뭉치고 정당이나 정국의 운영이 한사람의 당수에 의해 좌우되는 붕당정치』때문이라고 정의했다.
李의장은 그러면서 『각 정당 당수 사이의 팽팽한 대립과 갈등이 정치판을 항상 아슬아슬하고 긴장되게 만들고 있으며 근본적으로 3金의 정치구도에서 오는 정치불안정이(우리 정치의)가장 큰걸림돌』이라고까지 말했다.
그의 입에서 『3金』을 지칭하며 직접 비난하기는 이날이 처음이다. 李의장은 지난 23일 안양동안을 지구당 개편대회에 참석해 현 정치를 『1인 보스중심의 정치』라고 규정하며 매우 완곡하고 우회적으로 3金을 비판한바 있다.하루 뒤인 경기도 과천-의왕 지구당 대회에서도 그는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지금 의 정치판은 『아버지가 아이들을 다루듯이 권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이제 좀더 민주적이고 자유로운,생산적인 정치로 판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李의장의 이같은 발언은 기본적으로 그가 우리 정치판을 보는 시각일 수도 있지만 동시에 나름대로 충분한 계산에 따른 것으로보인다. 『정치판에는 몸을 담지 않을 것』이라던 당초의 발언과달리 신한국당에 전격 입당한 그로서는 3金을 비판함으로써 명분도 세우고 동시에 자신의 위치를 곧바로 3金과 대등한 자리에까지 올려놓을 수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현재 3金이 「소유주」인 여야 3당에 속한 인물들 가운데 자신의 당수까지를 포함해 3金을 싸잡아 비판하기는 李의장이 유일하다. 그의 이같은 비판이 언제까지 지속되고 과연 어느 선까지를 넘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종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