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물 비닐 포장 세계시장 감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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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세탁물 비닐 커버 하나로 미국에만 3백만달러어치를 수출하는 기업이 있다. 부산 강서구 녹산국가산업단지에 있는 ㈜디에이치폴리다. 세탁물 비닐 커버는 세탁 공장과 일반 세탁소에서 의류 포장용으로 사용되는 제품이다. 의류의 구겨짐과 훼손을 막는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세탁물 비닐 커버는 표면이 거칠지 않으면서 잘 찢기지 않아야 한다.

디에이치폴리는 표면이 매끈하고 질긴 비닐 커버를 만들어 미국.일본시장에서 중국과 베트남 제품을 따돌리고 있다. 이 회사 윤경수(46.사진) 사장이 자동화 설비를 직접 만들어 다른 나라 제품과 차별화했다. 비닐 커버는 생산 과정에서 원료 배합과 공장 내의 온도 변화에 따라 품질의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엔지니어 출신인 그는 "공장 내 온도를 일정하게 하고 원료 투입 등을 자동화해 비닐의 정전기 문제도 해결했다"고 말했다. 윤사장은 "중국산 등이 저가 공세를 펴고 있지만 품질이 앞서는 만큼 큰 걱정은 안 한다"고 자신했다.

이 회사는 올해부터 수출지역 다변화에 나선다. 올 상반기쯤에 영국에 상륙하는 것을 시작으로 유럽시장에 50만달러 어치를 실어 낼 계획이다. 미국엔 지난해보다 60% 늘어난 500만달러어치를 수출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997년 설립된 이 회사는 요즘 신제품 개발에도 열심이다. 습기가 차는 것을 방지해 의류가 눅눅해지는 현상을 없앨 수 있는 세탁용 비닐 커버를 개발 중이다. 윤사장은 이런 수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중소기업청의 우수중소기업인상을 받았다.

부산=김관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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