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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려라!공부] 선배가 말하는 고3 여름방학 ‘막판 역전’ 발판 만들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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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 수험생에게 여름은 입시의 터닝 포인트가 되는 시기다. 폭염으로 슬럼프에 빠지기 쉬운 한여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막판 역전’도 가능하다. 고려대 경영학과 1학년 박영훈左군은 방학 후 성적(백분위 기준)을 40점 올리며 최상위권 대열에 들어섰다. 서울대 식물생산산림과학부 1학년 박수경양은 수시 2학기 대학별 고사에 철저히 대비해 합격의 기쁨을 맛봤다. ‘선배 멘토’들이 말하는 여름방학 학습전략을 들어봤다.

◇“독하게 공부할 마지막 기회”=“9월 이후엔 교내 시험→수시→수능이 계속 이어져 공부에 집중하기 어려워요. 여름방학 때 전력 질주를 해야 합니다.”

그 덕분에 박군은 지난해 9월 마지막 모의고사에서 언어·수리·외국어 모두 1등급을 받았다. 3월에 언어 3등급, 외국어 2등급이던 성적이 확 오른 것이다. 전교 석차도 껑충 뛰었다. 32등(3월)→14등(6월)→12등(9월)→2등(수능·인문계 기준)으로 올랐다.

박군은 ‘나 홀로’ 공부법을 택했다. “고3들은 정보를 교환한다는 이유로 친구들과 ‘입시 수다’를 떨 때가 많아요. 모의고사, 인터넷 강의(인강) 얘기로 시작하지만 연예인과 이성에 대한 수다로 빠지기 마련이죠. 스트레스는 풀리지만 시간 낭비가 많죠.”

그래서 박군은 독서실을 오가면서 혼자 PMP로 인강을 복습하거나 사회탐구 과목을 암기했다. 하루 6시간씩 충분한 수면을 취한 박군은 “늘 공부하는 상태를 유지하면 책상에 앉자마자 공부에 집중하는 효과를 얻는다”고 말했다.

폭염이 이어져 공부 의욕이 뚝 떨어졌을 때는 대학 합격수기를 읽으면서 슬럼프를 극복했다. 박군은 “선배들의 공부법보다 ‘처절한’ 공부 자세를 본받으려고 했다”며 “자신의 각오를 담은 글이나 일기를 쓰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8월이 되면 정신적으로 지치기 쉬워요. 왜 내가 공부하는지부터 다시 체크했어요. ‘나는 애널리스트가 되고 싶다. 게으름 피우지 말자’란 각오를 글로 써서 마음을 다잡았죠.”

수리영역이 약한 그는 자신이 푼 문제집이 쌓일수록 뿌듯해하는 ‘과시형’ 공부 스타일이었다. 하지만 방학 때 그런 태도를 바꿨다. 매일 하루 3시간씩 수학을 파고들면서 문제 풀이보다 개념 파악에 더 신경을 썼다.

방학 때 가장 성적이 오른 영역은 언어다. 문학 강의를 학원에서 들으러 다니며 시간을 길에 버리기보다는 혼자서 출제자의 시각이 무엇인지 파고들면서 문제를 이해하는 훈련을 했다. 오답을 택한 이유를 스스로 되뇌어보면서 정답과 비교 분석했다는 것이다.

◇“수시 집중 공략할 중요한 시기”=박양은 지난해 여름방학을 잘 활용해 서울대 수시 전형을 통과했다.

“수시 2학기를 노리려면 방학이 시작되자마자 지원 대학을 결정한 뒤 대학별 고사를 준비해야 합니다. 우선 면접과 논술 전형이 비슷한 대학들을 선택하세요. 심층면접과 인성면접 중 어떤 시험을 치르는지, 수리과학통합형 논술을 보는지, 수리과학언어통합형 논술을 보는지 따져 ‘맞춤식’ 준비를 하는 게 좋아요.”

박양은 서울대 특기자전형, 연세대 한마음전형, 이화여대 성적우수자전형, 경인교대 성적우수자전형을 봤다. 학교 입시지도를 믿고 따르면서 선생님들을 논술 면접관과 논술 첨삭 교사로 활용(?)했다. 서울대 생물학 교재인 『현대생명과학의 이해』를 2회, 고교 과학교재 『하이탑』을 5회 정독했다.

“자연계에선 교과지식을 쌓는 게 중요해요. 한국과학문화재단 ‘사이언스올’에서 메일링 서비스를 받았는데 매일 저녁 과학뉴스를 챙겨보며 공부했죠. 면접노트에 기초지식과 과학뉴스를 정리해 반복해서 읽었고요.”

10개 대학 논술 기출문제 5년치를 구해 풀고, 심층면접 기출문제집을 보면서 서론·본론·결론에 맞춰 말하기 훈련을 했다. 인강을 들으면서 논술·구술면접 요령도 익혔다. 문제집이나 참고서의 ‘쉬어가기’ 코너도 챙겨 읽었다. 논술 예시를 드는 데 도움이 됐기 때문이다. 특히 언어통합형 논술에서 긴 분량을 채우기가 벅찰 때 효과를 톡톡히 봤다. 방학 초반엔 스톱워치를 이용해 시간을 체크했다.

박양은 수시에도 수능 최저학력 기준이 있으므로 정시 준비를 소홀히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양은 취약 영역인 언어 점수를 올리기 위해 국어 어휘장을 만들어 모르는 단어의 뜻과 풀이를 적었다. 문제를 풀 땐 유형별로 분류했다. 예를 들어 언어는 듣기→비문학→문학→쓰기 순, 외국어는 독해→문법→듣기 순으로 풀었다. 박양은 “4, 5문제당 10∼15분 이내에 풀 수 있도록 타이머를 맞춰놓고 연습한 게 실전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박길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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