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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 D-2] 각당 주장 충청·강원·제주 35곳 판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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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개표 예행 연습
제17대 총선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선관위가 투.개표작업 준비에 여념이 없다. 12일 대구 중구선관위 사무실에서 선관위 관계자들이 자동 개표기를 점검하고 있다. [대구=조문규 기자]

충청.강원.제주는 한국정치의 캐스팅 보트(결정권)를 쥐고 있는 곳이다. 이른바 이들 '캐스팅 보트 벨트'의 선거구수는 도합 35석. 호남 전체 선거구수(31개)보다 많다. 24석의 충청도가 이번 총선의 주심을 맡고 있다면, 강원(8석).제주(3석)는 부심을 맡은 형국이다. 원내 1당 혹은 과반 1당을 목표로 삼은 정당은 세 지역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충청은 열린우리당 황색바람=충청권은 열린우리당의 노란색 물결이 청색(한나라당)과 녹색(자민련) 물결을 누르고 있는 양상이다. 한때 열린우리당은 싹쓸이 가능성까지 내다봤다. 자민련의 강세 속에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각축을 벌여온 역대 충청권 선거의 지형이 근본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얘기다. 종반 판세에 초비상을 걸어 놓은 열린우리당이지만 충청권에 대해서만은 아직 낙관하는 기류가 강하다.

열린우리당은 대전의 경우 6개 선거구 모두, 충남은 10개 선거구 중 6~7개, 충북은 8개 선거구 중 5개 정도를 우세지역으로 분류하고 있다. 충북도지부장인 홍재형 의원은 "정동영 의장의 노인 폄하 발언, 박근혜 바람 등이 일부 농촌지역에 영향을 미쳤지만 다른 지역에 비해 큰 어려움은 없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윤여준 선거대책 부본부장도 "충청권은 거의 포기하다시피 했던 게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이회창 전 총재의 고향인 충남 예산-홍성, 심규철 의원의 충북 보은-옥천-영동 정도에 기대를 걸고 있다. 대전은 한석도 어렵다고 보고 있다. 민주당의 경우 딱히 우세를 자신하는 지역이 없다.

황색 열풍에 더욱 당혹한 측은 자민련이다. 이 같은 추세라면 충청권을 발판으로 한 원내 교섭단체는 고사하고 김종필 총재의 생존 여부마저 희박해지고 있다. 열린우리당 강세의 이유는 역시 신행정수도 건설이란 대형 이슈를 선점했기 때문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탄핵=신행정수도 건설 무산'이라는 열린우리당의 논리도 바닥 민심을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변수가 전혀 없는 건 아니다. 열린우리당 충남지부 김용명 사무처장은 "대세는 아니지만 영남에서 지역주의가 살아나자 충청권 일부 지역도 영향을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열린우리당의 일방적 우세 분위기에 있던 일부 지역들이 지금은 혼전지역으로 빠지고 있는 추세다. 자민련은 이 같은 지역바람에 마지막 기대를 걸고 있다. 유운영 대변인은 "선거 초반엔 탄핵풍이니 신행정수도니 하는 말에 고전했지만 자민련 후보들의 경력이 다른 당보다 우세해 갈수록 지지도가 상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목표도 지역구 15석으로 높였다고 했다.

◇강원은 격전지로 전환=강원도는 선거구도가 급변하고 있다. 열린우리당이 선거 초반만 해도 8곳 모두 선두를 질주했다. 그러나 지금은 대부분 혼전지역으로 변하고 있다. 현재 열린우리당이 파악하고 있는 확실한 우세지역은 한곳. 5곳은 혼전지역, 2곳은 열세로 보고 있다. 한나라당은 우세 1, 접전1, 열세 6으로 분석하고 있다.

양당의 분석이 다소 차이가 있지만 흐름은 열린우리당 지지세가 다소 빠지는 쪽이다. 민주당은 현역의원이 출전한 속초-고성-양양(송훈석)과 철원-화천-양구-인제(이용삼) 등 2곳을 접전지역으로 본다. 판도가 변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열린우리당 심상대 정세분석팀장은 "지역적으로 강원도는 영남권 민심의 영향을 많이 받는 곳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제주도는 열린우리당이 우세한 지역이 2곳,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경합 중인 지역이 한곳이라는 데 선거관계자들의 견해가 일치하고 있다.

강민석.박신홍.이가영 기자<mskang@joongang.co.kr>
사진=조문규 기자 <chom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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