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해탄 냉기녹인 韓.日배구자매-김영화.日다나카 준코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9면

김세진(2.삼성화재)을 좋아하는 일본여대생과 나카가이치(193㎝.닛폰스틸)를 좋아하는 한국여고생이 「배구자매」를 맺었다.
경기도 평택종합고 2학년 김영화(18)양과 일본 도쿄여대 3학년 다나카 준코(22)양-.
지난 몇달동안 자신들의「우상」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며 우정을싹틔워온 둘은 독도문제로 한.일 양국관계가 싸늘해진 요즘 오히려 친자매 이상으로 정을 주고 받고 있어 화제다.둘이 처음 만난 것은 지난해 9월.아시아배구선수권대회가 열렸 던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였다.작곡과외를 받으러 주말마다 서울을 오르내리는김양은 나카가이치를 응원하기 위해 그길로 체육관을 찾았고 마침옆자리엔 수업까지 팽개치고 현해탄을 넘어온 다나카양이 앉아 있었던 것.
배구사랑을 매개로 둘은 금방 친해졌다.더욱이 김양은 일본어를,다나카는 한국어를 떠듬떠듬 할 줄 알았다.역시 우상때문에 1년전쯤부터 시작한 공부였다.이후 둘은 자신들의 우상에 관한 신문.잡지 기사를 꼬박꼬박 스크랩했다가 보내주는 것 은 물론 주요경기 녹화테이프까지 교환하는등 서로가 특급정보원이 됐다.다나카는 오는 4월 다시 서울을 방문할 예정이다.애틀랜타올림픽 지역예선전이 서울과 도쿄에서 번갈아 개최되지만 서울경기도 놓치지않겠다는 욕심이다.
김양도 벌써부터 일본선수단이 묵을 숙소와 새언니 다나카의 거처를 알아보는등 「포근한 4월」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정태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