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E] 교과서 속 단편소설, 연극으로 배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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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연극 보며 내신과 수능 준비하세요!"

지난 10일 경기도 문화의전당(사장 홍사종) 소공연장에선 연극 '이인직 현진건 이효석과 만나다'(90분 공연)가 나흘 공연의 막을 내렸다.

이 연극은 경기도 문화의전당 공연기획부에서 제작한 것으로 지난해 10월 선보인 '김유정의 봄봄봄'후속 작품이다.

중.고등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단편소설을 극으로 각색, 입시 준비 때문에 공연을 관람하기 어려운 청소년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함이다. 한 마디로 연극을 보며 수능과 내신에도 대비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연극이 시작되기 전 관객의 이해를 돕기 위해 해설자가 부연 설명과 함께 작가와 작품을 소개하는 영상을 보여줬다,

연극은 원작 소설인 이인직의 '은세계', 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의 줄거리를 무대에서 표현하는 형태로 진행되었다. 배우들은 등장인물의 심리를 사실적으로 표현하는 데 초점을 두고 연기했다.

관객들은 이번 공연을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수원시 팔달구의 한 학부모는 "우리 아이들이 문학작품을 이해하는 데 어려워해 체험 학습 삼아 공연을 보러왔는데, 연극을 즐겁게 보니 기뻤다"고 말했다.

수원 매탄고 1학년인 한 학생은 "암기식 공부로는 문학을 제대로 즐기기 어려웠다. 이번 공연처럼 소설과 공연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원작 소설과 내용이 다소 달라 아쉽다는 관객도 있었다. 이에 대해 연극을 연출한 김성노씨는 "책 내용을 그대로 보여준다면 청소년들이 이해하기 어려워 주인공 독백 등은 과감히 뺐지만, 소설의 묘미를 살리기 위해 원작의 독특한 정서 표현은 그대로 반영하려고 노력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내친 김에 "나관중의 '삼국지'와 셰익스피어의 '베니스의 상인'등을 뮤지컬로 각색해 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인직 현진건 이효석과 만나다'는 무대를 설치할 수 있는 공간만 있으면 전국 어디서나 공연을 예약해 유료로 즐길 수 있다. 031-230-3271

박영일(경기도 성문고 3)

이연희(서울 영파여고1)

우한솔(서울 신목중3)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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