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노트북 싸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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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최근 화면 크기 20㎝(8인치) 안팎에 무게가 1㎏이 안 되는 ‘미니 노트북’이 인기다. 모니터 넓이를 비교하면 지금의 절반 정도다. 지금까지 이만한 크기의 노트북PC(서브 노트북)는 200만원 가까운 가격 때문에 많이 팔리지 못했다. 그러나 가격은 싸면서 성능은 그다지 떨어지지 않는 CPU가 나오면서 50만원 안팎의 제품을 만드는 게 가능해졌다. 이 분야의 대표주자는 인텔의 ‘아톰’ 프로세서. 전력 소모가 형광등 하나 수준에 불과해 이 CPU를 장착한 미니 노트북은 배터리만으로 5시간 이상 쓸 수 있다.

국내 미니 노트북 시장은 대만 업체들이 선도하고 있는데, 아수스는 지난달 ‘Eee PC 901’과 ‘1000H’를 선보였다. 901은 9인치 LCD에 12기가바이트(GB) 플래시메모리 저장장치(SSD)를, 1000H는 10인치 LCD에 80GB 하드디스크 드라이브(HDD)를 장착했다. 곽문영 아수스코리아 과장은 “HP와 델 같은 대형업체도 조만간 미니 노트북을 출시할 예정”이라며 “국내에서는 KT가 경기도 전역에 휴대 인터넷(와이브로) 서비스를 개시하는 올 10월을 전후해 미니 노트북 수요가 급격히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업체 MSI도 아톰 프로세서를 장착한 10인치 노트북 ‘WIND’를 내놨다. 한국 업체로는 TG삼보컴퓨터가 아톰 CPU를 장착한 저가형 데스크톱 모델을 선보였다.

업계에서는 미니 노트북으로 고화질 동영상을 보거나 게임을 즐기기에는 무리지만 인터넷·오피스 용도로는 충분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업무용이나 세컨드 PC로 적합하다는 것이다. 가격 비교 사이트 다나와의 최현준 주임은 “아톰을 비롯해 AMD의 ‘푸마(PUMA)’, VIA의 ‘이사야’ 같은 차세대 모바일 CPU가 줄줄이 출시되면서 장기적으로 저전력 프로세서와 SSD를 장착한 미니 노트북이 대세를 이룰 것”이라고 전망했다.

SSD는 HDD에 비해 비싸지만 전력 소모가 적다. 소음이 없고 충격이나 진동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다. 실제로 SSD를 장착한 노트북의 부팅 시간은 HDD의 절반에 불과하다.

최근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아이서플라이는 2012년 노트북의 35%가 SSD를 저장장치로 쓰게 되면서 시장 규모가 10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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