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여옥 "조작 인터뷰" 항의에 MBC 사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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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는 지난 9일 방송한 '신강균의 사실은' 프로그램에서 전여옥 한나라당 대변인과의 통화 내역이라고 방송한 부분은 다른 사람과의 통화를 잘못 내보낸 것이라고 11일 공식 사과했다.

이에 앞서 한나라당 전여옥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고 "지난 9일밤 MBC-TV '신강균의 사실은' 프로그램이 '색깔론 언제까지…'라는 주제를 다루면서 본인과의 전화인터뷰 내용을 인용했는데 이는 거짓이며 조작"이라고 밝혔다. MBC는 이 프로그램에서 전 대변인과의 통화라고 자막을 달고 "김근태 의원과 관련해서 논평내신 것에 대해 일부에서는 색깔론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는데"라는 질문에 대해 전 대변인이 두차례 "전 그런 얘기 안듣고 싶어요"라고 말한 뒤 전화를 끊는 장면을 방송했다.

전 대변인은 "본인은 맹세코 그런 인터뷰를 한 적 없고, 이는 문제의 인터뷰 장면 녹화테이프를 주의깊게 확인해 본다면 진위를 가릴 수 있다"며 "악의적인 의도를 갖고 전화 인터뷰를 조작한 것은 아닌지 의혹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측은 지난 10일 신강균씨에게 직접 항의전화를 했으나 "신씨가 처음에는 대변인 사무실에 전화했다고 했다가, 전 대변인이 아산에 있었다고 반박하자 휴대폰으로 통화를 했다고 주장했다"며 "신씨가 걸었다고 주장한 내 전화번호는 잘못된 번호였고, 이를 지적하자 신씨는 '메모 내용을 잘못 읽은 것'이라고 해명한 뒤 정확한 내 번호를 댔다고 한다"고 말했다. 전 대변인은 "MBC TV '사실은' 측에서 사과를 하지 않을 경우 방송위에 제소, 정정보도 및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MBC는 이날 오후 "휴대전화 연결 과정에서 취재팀이 전 대변인의 휴대전화번호를 오인해 다른 사람과의 전화 녹취를 내보낸 것으로 확인됐다"며 "전 대변인에게 정중하게 사과하며 철저한 확인절차 없이 잘못된 전화녹취를 방송한 데 대해 시청자 여러분께도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MBC는 이와 관련해 자세한 경위를 파악하는대로 제작 관계자의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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