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44일 만에 … 도로 점거 시위 없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4면

44일간 매일 계속돼온 도로 점거 시위가 중단됐다.

6일 오후 7시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는 500여 명(경찰 추산)이 참가한 촛불집회가 이어졌다. 그러나 5월 24일부터 매일 진행됐던 도로 점거 시위는 없었다. 경찰의 원천 봉쇄 때문이다. 집회를 마친 시위대는 9시30분쯤 자진 해산했다.

5일 저녁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이어진 집회엔 5만여 명(경찰추산, 주최측 추산 50만 명)이 참가했다. ‘6·10 촛불 대행진’(경찰 추산 8만 명) 이후 최대 인파였지만 물리적 충돌 없이 끝났다.

◇천막 철거, 도로점거 봉쇄=6일 오후 4시 서울시와 경찰은 시청 앞 광장에 설치된 진보신당·다음아고라·대책회의 등의 천막 6개를 강제 철거했다. 서울시는 “종교단체는 자진 철거했으나 일부 단체가 거부해 강제 철거했다”고 밝혔다.

천막 철거 후 경찰은 도로 점거를 원천봉쇄하기로 하고 경찰버스로 광장을 둘러쌌다. 이날 집회에는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등 특별한 주최측도 없었다.

대책회의는 향후 촛불집회의 진행 방식을 놓고 내부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매주 토요일 대규모 집회 개최 ▶매주 수·토요일 이틀 개최 ▶매일 저녁 집회 등을 놓고 검토 중이다. 대책회의는 7일 회의를 거쳐 방침을 결정하기로 했다.

5일 오후 대책회의는 청와대를 방문, 5대 요구 서한을 전달하려 했으나 무산됐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대책회의가 최근 시위를 중단하겠다는 전제 아래 요구사항을 전달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왔으나 내부 이견으로 이뤄지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대책회의는 “청와대가 출입 기자에게 ‘촛불 집회 중단을 조건으로 면담을 추진한다’는 허위 사실을 흘렸고 요구 사항을 청와대의 ‘책임 있는 사람’이 아닌 행정관에게 전달하라는 입장을 일방 통보해 무산됐다”고 반박했다. 대책회의의 요구는 ▶쇠고기 전면 재협상 ▶ 재협상 때까지 미국산 쇠고기 유통 중단 ▶ 어청수 경찰청장,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파면 ▶구속자 석방 ▶의료민영화, 대운하, 고환율 정책 중단 ▶대국민 공개토론회 개최 등이다.

◇6·10 이후 최대 규모=5일 ‘국민승리의 선언을 위한 촛불문화제’는 영화배우 권해효씨와 방송인 최광기씨의 사회로 진행됐다. 4개 종단 성직자 200여 명과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 60여 명도 함께했다.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종로 일대 등에서 차로를 점거한 채 거리 행진을 벌였다. 시위대는 6일 오전 2시 대부분 해산했다. 이날 시위에선 한국YMCA전국연맹 회원 등 100여 명이 ‘촛불의승리를위한비폭력평화행동단’을 꾸렸다.

5일 오후 11시 안국역 부근에서 사복차림이던 경찰관 K씨(42)가 시위대에게 폭행당했다. K씨는 “시위 현장을 보고하다 시위대 수십 명에게 두들겨 맞고 밟혔다”고 말했다.

한편 ‘구국! 과격불법촛불시위반대시민연대’는 5일 오후 5시 청계광장에서 맞불 집회를 열었다. 회원과 시민 400여 명은 “거짓의 촛불이 아니라 어둠의 땅 북한을 위해 횃불을 들어야 한다”며 촛불 시위대를 비난했다.

김진경·정선언·이진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