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다큐멘터리 제작 영국 PD 마커스 키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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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경제기적이란 격변의 와중에서 휴일도 잊은 채 열심히 일해온한국 근로자들에 초점을 맞출겁니다.』 KBS.BBC 공동제작 다큐멘터리 『TV로 보는 20세기의 희망과 절망』(원제 People's Century)「한국편」을 담당한 영국 BBC 방송의 연출자 마커스 키겔(27)이 지난달 30일 내한했다.오는 21일 합류할 촬영팀에 앞서 사전조사차 한국을 찾은 그는 『앞으로 한달간 서울.부산.포항 등지의 산업현장을 돌며 자료를 찾고 사람들을 만나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KBS-1TV를 통해 방영되고 있는 『TV로 보는 20세기의 희망과 절망』은 21세기를 앞둔 시점에서 지난 한세기동안 있었던 세계 격변의 현장과 사건들을 연대기적으로 그린 역사다큐멘터리.영문타이틀처럼 이 다큐멘터리는 정치성을 철저히 배제하고 기층민중들을 한세기를 이끈 주체로 설정한 점이 특색.
따라서 내용도 각국 민중들의 삶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15분 정도로 만들어지는 「한국편」도 예외는 아니다.『정치적인물엔 관심이 없다』는 키겔은 『60,70년대 경제발전이란 명분아래 희생을 감수해야 했던 공장노동자.주부.학생 등이 주인공』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미 KBS.MBC.TBC(동양방송) 등 각 방송사들의옛필름과 「대한뉴스」 등을 검토해 인터뷰할 인물도 정해놓은 상태.또 포항제철과 현대조선 등의 현재 모습도 생생하게 영상으로담을 예정이다.
그는 『한국은 여러면에서 드라마틱한 나라이기 때문에 이번 다큐멘터리의 소재가 될 수 있었다』고 배경을 설명.옥스퍼드대에서영문학을 전공한 그는 이 프로그램 제작이전엔 한국에 대한 관심이 전무했다고 고백했다.이번 촬영분은 편집과정을 거쳐 오는 10월 「떠오르는 태양」편의 일부로 삽입돼 영국에서 먼저 방영된다.우리나라는 내년초 방송예정.
정재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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