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高물가속 低성장' 걱정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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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연초의 경제움직임이 심상치 않다.물가가 뛰는 가운데 무역수지가 더 악화되고 있다.예상했던 것보다 경기하강(下降)속도가 훨씬 가파르게 나타나 정부의 경기예측을 무색케 하고 있다.
정부는 당초 설비투자둔화(鈍化)와 국제원자재가격의 안정으로 수입은 크게 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그러나 1월의 수출입동향은 그 반대로 나타났다.수입이 수출을 크게 넘어 무역적자가 19억2천4백만달러에 달해 92년1월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농산물과 소비재수입이 급증한 것이다.경기하강속의 이같은 불건전한수입급증이 얼마나 지속될지 걱정이다.
수입이 늘면 물가가 안정돼야 하는데 도리어 물가가 크게 뛰고있다.이런 상태가 개선되지 않으면 올해 경제는 고(高)물가속의저(低)성장이라는 최악의 상태를 맞지 않을까 벌써부터 불안한 마음이다.
물가불안의 복병은 도처에 깔려 있다.사립대학의 등록금인상,버스 등 대중교통요금.표준건축비의 조기인상,아파트분양가 자율화확대조치,일부 원자재값의 급등조짐 등이 대기하고 있는 상태다.가장 염려되는 것은 총선을 앞두고 인플레심리가 확산 되는 것이다. 이런 불안변수가 많은데도 당국은 일시적 현상이라며 낙관하고있으니 그것이 더 걱정이다.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을 4%대에서 안정시키겠다는 정부의 목표는 하나의 희망사항에 그칠 공산이 크다. 무역동향도 비정상적이다.작년까지만 해도 설비투자증가에 따른 자본재.원자재 등의 수입이 늘어 무역적자가 확대됐다.그런데올들어서는 경기는 나쁜데 소비재수입급증으로 무역수지가 악화됐다.그 원인을 찾아 하루빨리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 이다.
이 두마리 토끼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경기연착륙은 기대할수 없다.환율의 움직임,그리고 경제에 큰 걸림돌이 되는 정치상황 등 불안변수가 많아 경제앞날을 예측하기 어렵다.정부가 과연어떤 정책수단을 동원,이런 걸림돌을 극복해나갈 지 관심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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