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지도부 녹색 조끼 입고 비폭력 평화행동단 결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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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과 숭례문 방향 삼성본관 앞 도로에서 시민단체와 종교계, 야당과 노동계, 대학생 등이 참여한 대규모 촛불 집회가 열렸다.

오후 6시30분부터 탤런트 권해효씨와 ‘거리의 사회자’ 최광기씨의 사회로 집회는 시작됐다.

덕수궁 대한문 앞에 ‘촛불은 승리한다. 국민은 승리한다’는 현수막이 내걸린 무대 차량이 설치된 가운데 박원석 참여연대 사무처장과 한용진 한국진보연대 대외협력위원장 등 촛불시위 주도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지도부가 마이크를 잡았다.

시위대는 “쇠고기 수입 재협상” “미친 교육 반대” “어청수를 파면하라” “이명박은 물러가라”등의 구호를 외쳤다.

오후 6시30분부터 시청앞 광장으로 모여든 시민들은 오후 8시30분 현재 경찰 추산 5만명, 주최측 추산 30만명이 운집했다. 6월 10일 6ㆍ10 항쟁 20주년 기념 촛불 집회 이후 최대 규모다.

이날 집회에는 무대 앞쪽에는 초록색 조끼를 입은 시민단체와 종교단체 회원 수백명이 비폭력 평화행동단을 결성해 일찌감치 자리를 잡았다. 경찰이 폭력 진압을 할 경우 그 자리에 뒤로 누워서 맞서기 위해서다. 평화행동단에는 민주당 지도부도 포함돼 있어 눈길을 끌었다.

민주노총 기간산업 공동투쟁본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역 광장에서 조합원 6000여명이 모인 가운데 공공부문 민영화 반대 집회를 마친 뒤 서울광장까지 평화 행진을 했다. 서울 종로 보신각 앞과 신촌 등지에서 열린 각 단체들의 사전 집회도 평화적으로 진행됐다.

오후 5시부터 청계광장에서는 ‘구국! 과격불법 촛불집회 반대 시민연대’와 4ㆍ19 군인연합회, 자유북한방송 등 촛불 집회를 반대하는 시민 300여명이 ‘맞불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촛불이 필요한 곳은 북한입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거짓의 촛불을 들고 있습니다’등의 구호가 적힌 현수막을 내걸었다.

앞서 국민대책회의는 오후 3시부터 기독교대책회의 최홍근 목사와 한국여성단체연합 남지윤 대표,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손영태 위원장 등이 참석한 전국대표자회의를 열어 “작은 불꽃이 아침마다 더욱 우람해지고 저녁마다 찬란해져 이제는 막을 수 없는 촛불 바다가 됐으니 우리는 승리했다”는 내용의 선언문을 채택했다.

이날 불쾌지수가 70%를 돌파한 가운데 후텁지근한 날씨 속에서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은 초반부터 가만히 앉아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날씨를 원망했다.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의 들고 있는 피켓 가운데 ‘PD 수첩 지켜줄게’라는 구호가 눈길을 끌었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MBC노조)는 오후 5시쯤부터 서울광장에서 ‘국민 여러분, PD수첩을 지켜주십시오’라는 제목의 특보형식 유인물을 시민들에게 배포했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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