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P통신 사장 선출놓고 진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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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세계 3대 통신사중 하나인 프랑스의 AFP가 신임 사장 선출을 둘러싸고 정부의 압력 때문에 진통을 겪고 있다.
AFP운영이사회는 지난달 24일과 29일 두 차례에 걸쳐 리오넬 플래리(50)현 사장과 자크 토마 편집부국장등 두 후보를놓고 투표했으나 의견마찰로 선출에 실패했다.
운영위원회는 국가지명 5명,인쇄언론매체 8명,회사노조원 2명등 모두 15명으로 구성돼 이중 12표 이상을 획득한 후보가 임기 3년의 사장에 선임된다.
사장은 언론대표들이 후보를 내정,정부대표들과 합의해 선출해온것이 관례이며 지난달초까지 플래리 사장의 연임이 확실시됐다.그러나 정부대표들이 최종순간 태도를 돌변해 2차투표에서 노조대표와 함께 기권표를 던졌다.
플래리사장이 제시한 2000년대 AFP의 청사진이 멀티미디어와 TV부문에서 크게 앞서고 있는 로이터와 AP를 추월하기에 미흡하다는 것이 표면적 이유다.
그러나 실상은 알랭 쥐페 총리가 AFP의 보도방향에 불만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쥐페총리를 사임위기까지 몰고갔던 아파트특혜입주사건,쥐페총리 측근들에 대한 비판적기사,지난해말 공공기능의 파업 중 정부에 대한 부정적 보도가 쥐페 총리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총리실측은 기권으로 사장선출을 지연시키는 한편 정부투자회사인프랑스시청각제작물회사(SFP)의 미셸 바시(60)현 사장을 낙하산식 인사로 선임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이에 대해 비판의 소리도 쏟아지고 있다.TV방 송노조는 29일 성명에서 『사장 선출에서 어떤 형태의 정치적 간섭도 배제돼야 한다』고 비난했다.
파리=고대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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