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大選 '포브스 돌풍'갈수록 위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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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미국 공화당 대통령후보 지명전에 이상기류가 흐르고 있다.부동의 선두주자로 후보지명이 무난한 것으로 관측됐던 공화당 보브 돌 상원 원내총무가 언론재벌 맬컴 포브스의 추격을 받고 휘청거리기 시작하는 이변 때문이다.맬컴 포브스 2세는 지난 20일 뉴햄프셔주 유권자 대상 여론조사에서 보브 돌 상원의원을 제치고선두에 나서 내달 20일 있을 예비선거의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선거전문여론조사기관 PEW연구소가 5백3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포브스는 지지도 29%를 얻어 24%를 얻은 돌 의원을 눌렀다.
성급한 분석가들은 그가 지난 92년 미국대선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기업가 로스 페로 못지않은 「포브스 돌풍」을 일으킬지도 모른다고 예측할 정도다.
세계적 경제전문지 포브스의 발행인이자 억만장자인 포브스는 지난해 9월 공화당대통령후보지명전 출마 선언당시 인기도가 7~8위에 불과했다.
그러나 그는 든든한 재력을 밑바탕으로 막대한 선거자금을 투입,TV광고등을 통해 얼굴알리기에 주력하면서 꾸준히 인기를 끌어올렸다. 포브스는 올들어 공화당 후보지명전에서 항상 2위를 차지했던 필 그램 상원의원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서 기염을 토하더니 이번 여론조사에선 마침내 돌 의원까지 제치고 인기도 1위에올라선 것이다.
그의 인기가 급상승한 첫째 요인으로 단일세율제를 내세운 그의정강정책 때문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단일세율제는 전납세자가 모두 똑같은 세율에 의해 세금을 납부토록하는 것을 골자로 한 세제로 중상류층이상 부유층이 선호하는제도다. 이번에 현행 누진세법에 박탈감을 느끼는 중상류 계층의절대적인 지지가 여론조사에 나타난 것으로 보는 것이다.
단일세율제를 앞세운 포브스의 맹공도 맹공이지만 최근까지 늘 선두를 지켜왔던 돌 의원 스스로 보이는 난조도 포브스를 돋보이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돌 의원의 상대적으로 불리한 이미지가 이번 연두교서를 통해 크게 부각되면서 48세의 젊은 포브스에게 유권자들의 시선이 돌아가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워싱턴=진창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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