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460억원어치 친환경 농산물 울진군과 계약재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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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생산규모를 키우면 값이 내려갈까. 서울 여의도보다 넓은 땅에 친환경 농작물을 대량 재배해 공급량을 늘리고 가격을 낮추는 실험이 진행된다. 이마트와 경북 울진군은 군내 1000만㎡ 농지에 친환경 농산물 광역단지를 조성하는 양해각서(MOU)를 30일 교환했다. 울진군 서면·근남면에 들어서는 이 단지는 여의도 면적의 1.2배에 달한다.

이마트는 이곳에서 2012년까지 계약재배를 통해 친환경 농산물을 공급받기로 했다. 5년 동안 유기농·무농약 쌀과 고추, 무농약 딸기·버섯·파프리카·방울토마토·양파·감자·미나리 등 9개 품목 460억원어치를 재배한다.

올해는 우선 300만㎡를 개발한 뒤 점차 재배면적과 품목 수를 늘릴 계획이다. 이르면 다음달 울진산 친환경 농산물을 이마트 매장에서 볼 수 있다.

이마트는 치밀한 계획생산으로 친환경 농산물 소비자가를 점차 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송만준 올가닉팀장은 “일반 농산물의 1.7배가량 되는 친환경 농산물 값을 5년 뒤엔 1.1배 정도로 낮추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친환경 농산물 재배 영세 농가가 곳곳에 흩어져 있다 보니 물류비가 높았다. 산지가 한 군데 모여있으면 비용절감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기대했다.

울진군은 농가경영자금·시설 지원·물류 지원 등에 200억원을 투자하고, 이마트는 전담 바이어를 둬 울진군과 함께 재배 전 과정의 품질관리를 하기로 했다. 유통업체는 친환경 농산물을 대량 확보하고, 농가는 체계적 생산 시스템을 갖춰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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