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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날리는 출마자 홈페이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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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서울 송파갑 선거구에 출마한 맹형규 후보는 지난 2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한나라당의 핵심 공약들을 올렸다. 하지만 8일 현재까지 이 글을 읽은 사람은 단 14명에 불과했다.

합동연설회가 폐지되는 등 '현장 운동'에 대한 감시와 제약이 심해지면서 총선 후보들이 앞다퉈 인터넷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기대만큼의 효과를 못보고 있다.

열린우리당 도봉을 김근태 후보의 홈페이지에는 金후보의 거리 유세 장면 등이 동영상 파일로 올려져 있지만 이를 찾는 네티즌은 거의 없는 상태다. 20~30대 네티즌 팬이 많은 열린우리당 유시민 후보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柳의원의 사이버 특보 천정길(28)씨는 "하루 1만여명의 등록 회원 중 출마 지역인 고양시 사람은 200여명이 채 안 된다"고 밝혔다. 선거운동원이나 자원봉사자 등이 접속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실제로 유권자들이 후보들의 홈페이지를 찾는 숫자는 더욱 떨어진다.

하루 평균 4~5시간 인터넷을 사용한다는 회사원 김학원(27)씨는 "자화자찬 일색에 상호 비방만 오고 가는 홈페이지를 누가 가보고 싶겠느냐"고 꼬집는다.

e-메일 홍보도 어렵긴 마찬가지다. 유권자의 접속이 없으니 e-메일 주소를 알 수 없어 e-메일 홍보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대전 유성구에 출마한 한 후보는 "동문회 주소록 외에는 달리 지역 유권자들의 e-메일 주소를 알 길이 없다"며 "아는 주소에는 전부 메일을 보내 유성에 사는 분들을 소개해 달라고 부탁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인터넷 선거기획사 길컴의 이장길(41)사장은 후보들의 과시욕과 패러디 사진 등에 대한 지나친 규제가 네티즌들의 무관심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장혁.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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