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 신문 ‘폭도, 신문사 습격’ 표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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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화문 시위대의 과격한 행동이 일본 언론에 ‘폭도’로 보도되기 시작했다. 진보 성향의 아사히(朝日) 신문은 29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 논란으로 시작된 촛불집회가 반정부 운동으로 전환되고 일부 참가자는 폭도로 바뀌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사히는 이날 ‘폭도, 신문사 습격’이라는 제목으로 서울 한복판에서 벌어지는 무법천지 실태를 전달했다.

이 신문은 “서울 중심부 등에서 계속되는 반정부 집회 참가자의 일부가 폭도로 변해 연일 전투경찰과 격렬하게 충돌하고 있고, 광화문에 있는 동아일보와 조선일보가 습격받았다”며 현장 상황을 자세하게 묘사했다. 또 “반정부 활동을 벌이는 단체의 일부는 기업들을 상대로 중앙일보 등 3대지에 광고를 내지 말라고 압력을 넣는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촛불집회가 과격 행동을 되풀이하면서 경찰은 도로 마비를 해소하기 위해 진압에 나섰고, 참가자 일부의 행동이 더욱 과격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달 초 촛불집회 때는 수만 명이 대도시 집회를 메웠으나 최근 들어선 집회를 주최하는 시민단체 홈페이지에 폭력 행위를 비난하는 목소리도 늘고 있다고 밝혔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29일 인터넷판을 통해 “노동조합과 시민단체가 시위를 격렬하게 하면서 일부가 폭도로 바뀌어 경찰과 충돌했다”며 “평화적인 항의 집회가 폭력 시위로 변질하자 시위 참자가가 줄고 있다”고 보도했다. 니시니혼(西日本)신문은 28일 ‘신문사를 습격하는 폭도들’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무방비 경찰관을 시위대 세 명이 발로 마구 짓밟는 사진이 한국 신문에 게재됐다”며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고시와 관련해 26일부터 항의 행동이 완전히 폭력으로 변질되면서 시위에 비판적인 신문사를 습격하고 동아일보 카메라기자는 목을 졸려 실신당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일본에서는 사어(死語)가 된 ‘극좌 폭력집단’의 행위”라고 지적했다. 또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협상을 상당히 졸속 처리한 것으로 보이는 이명박 대통령의 대응에도 문제가 많지만 수입 대상의 안전성이 국제기준을 충분히 통과했는데도 시위가 과격해지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일본 방송들도 연일 무법천지가 되고 있는 광화문의 과격 시위 현장을 생중계하면서 우려와 동시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도쿄=김동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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