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행된 사람, 무직·일용직·노숙자 많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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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과격 폭력시위로 부상자가 속출한 28일 밤부터 29일 새벽까지 56명을 연행해 조사 중이다. 지금까지 촛불시위로 검거된 이들은 모두 836명으로 9명이 구속되고 669명이 불구속 입건됐다. 56명은 즉심에 회부되고 24명은 훈방됐다. 78명은 현재 조사를 받고 있다. 연행자 중 여성은 113명이다.

경찰 관계자는 “연행자 가운데 상당수가 묵비권을 행사해 정확한 직업 등을 파악하는 게 어렵지만 무직자·일용직·노숙자 등 사회에 불만을 갖고 있는 이들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 27일 태평로 코리아나호텔 앞에 있는 대형 화분을 뒤엎는 등 기물을 파손한 혐의로 김모(48)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29일 밝혔다. 김씨는 오토바이 택배업에 종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기물을 파손할 때 서울 남대문서 강력팀 오모 반장에게 현행범으로 체포되게 되자 시위대에 ‘잡혔다’고 소리쳤다. 그는 다른 시위대가 오 반장을 억류하는 틈을 타 달아났다 검거됐다. 경찰은 김씨가 집회에 참석하는 날마다 중앙·조선·동아일보 의 기물을 파손했다고 시인함에 따라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지난 10일 쇠파이프를 휘두르며 폭력시위를 벌인 혐의로 구속된 이모(44)씨와 윤모(51)씨는 각각 일용직 건설 노동자와 노숙자였다. 경찰 관계자는 “시위 현장에서는 술에 취한 중년 남성들의 모습이 쉽게 눈에 띈다”며 “시위를 주도하는 이들은 검거 작전이 시작되면 뒤로 빠지기 때문에 연행하기 어려운데 무직자 등이 쉽게 폭력을 행사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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