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장외투쟁을 고수하는 이유는 지금 국회로 돌아가는 것은 청와대의 강공에 밀려 패퇴하는 모양새가 된다는 판단 때문이다. 당 관계자는 29일 “차라리 쇠고기 고시 발표 전에 등원했더라면 우리가 계속 주도권을 쥘 수 있었겠지만 지금 이대로 등원하는 것은 백기 투항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장외투쟁으로 얻은 게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또 전당대회 기간이라 대표·최고위원 후보들 간에 선명성 경쟁이 불붙고 있는 점도 당 분위기를 강경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이날 오후 쇠고기 고시 강행 규탄 대회를 겸해 열린 서울시당 대회에서도 경선 주자들은 한 목소리로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거센 비판을 쏟아냈다.
그럼에도 장외투쟁이 길어질수록 민주당의 고민도 깊어진다. 당장 촛불집회가 격렬해진 게 큰 부담이다. 한 재선 의원은 “의원들이 계속 시위대의 전면에 서는 건 공당이 폭력 시위를 두둔하는 듯한 이미지를 낳을 수 있다”고 걱정했다. 국회의원이 대의정치를 포기하고 거리의 정치에만 매달리는 게 올바르냐는 정치권 안팎의 비판이 거세지고 있는 것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원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의미 있는 활동을 할 수 있는 명분과 계기만 있으면 언제든 등원한다”며 여지를 남겼다. 한나라당의 ‘성의 표시’가 필요하단 얘기다.
김정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