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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값 오른다 … 현대·기아차 “8월께 2~3% 인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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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현대·기아차가 자동차 값 인상을 검토 중이다. 이 회사 고위 관계자는 29일 “원자재 값이 너무 많이 올라 차 값 인상이 불가피하다. 상반기 실적 결산이 나오면 이를 근거로 다음 달 가격 인상 방안을 확정해 이르면 8월, 늦으면 9월쯤 가격을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원자재 값이 치솟아 내부 원가절감 노력만으로는 그 충격을 더 이상 흡수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특히 자동차 생산 원가의 5%를 차지하는 강판 값 인상을 가장 큰 부담 요인으로 지적한다. 냉연강판 값이 7월부터 16만5000원 오름에 따라 올 하반기 원가 부담액이 2500억여원 늘어난다는 것이다.

인상 폭은 상승에 따른 손실과 원화 약세로 인한 이익을 모두 고려해 결정할 예정이다. 이 관계자는 “미국·일본 업체들은 2~3% 올렸거나 올릴 계획으로 알고 있다. 현대·기아차도 그 정도가 되지 않겠나”라고 전망했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이미 미국 시장의 2009년형 모델 가격을 평균 3.5%(약 1000달러) 올린다고 발표했다.

문제는 최근 고유가로 자동차 판매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이달 20일 기준 현대차의 국내 판매는 지난달 같은 기간보다 4.5% 감소했다. 게다가 7~8월은 자동차 판매의 비수기다. 회사 측은 가격 인상이 판매 위축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소비자의 심리를 고려해 차 값을 가급적 자연스럽게 올릴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고심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대·기아차의 가격 인상은 GM대우, 르노삼성 등 국내 다른 완성차 업체들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이재훈·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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