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세계로뛴다>여자 핸드볼 임오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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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이국타향 일본여자핸드볼팀에서 두마리의 토끼를 쫓는 「또순이」임오경(25)의 마음은 새해벽두부터 바쁘기만 하다.
우선 올시즌 처음으로 1부리그(8개팀)로 승격된 이즈미구단의플레잉코치로서 팀의 상위권진입을 이끌어야 하고,또 올7월 개막되는 96애틀란타올림픽에 출전,한국스포츠 사상 첫 올림픽 3연패의 대임을 양어깨에 걸머져야 하는 탓이다.
166㎝,67㎏의 다부진 체격인 임은 자타가 공인하는 여자핸드볼계의 슈퍼스타.지난해 12월 95세계여자핸드볼선수권대회(헝가리.오스트리아)에서 한국우승의 첫 쾌거를 이룬 일등공신이다.
임은 이 대회에서 「베스트7」은 물론 최우수선수상을 차지,세계최고의 테크니션으로 성가를 크게 떨쳤다.
지난 13일 오전8시쯤 히로시마 평화공원 인근의 히로시마현립종합체육관으로 향하는 임의 발걸음은 왠지 무겁기만 하다.95~96시즌 일본리그 개막전이라할 7일 데뷔전에서 브라더미싱에 29-26으로 패한데 이어 11일 오므론과의 2차 전 역시 27-23으로 패해 선수들의 사기가 곤두박질해 있었기 때문.이날 훈련에서 임은 소속팀(총 14명)의 맏언니로서 솔선수범하는 자상함을 보였는가 하면 행여 늑장이라도 부리려는 후배들에겐 추상같은 엄격함도 잊지 않았다.
70년대후반 일본대표선수로 활약한 바 있는 마쓰모토(松本義樹)감독은 『팀에서 차지하는 임의 비중은 거의 절대적』이라면서 『현재로선 임이 집중견제당하는 데서 오는 돌파구를 찾는데 모든전술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작전구상을 털어놓 았다.실제로 창단 2년째인 이즈미구단은 임과 함께 이곳에 와있는 후배 강종경(24)의 두드러진 활약에 힘입어 지난해 2부리그에서 1부리그로 승격했다.
임의 일본생활은 올해로 만2년째.정읍여중.고를 거쳐 한국체대를 졸업한후 정형균 현대표팀감독의 권유로 이즈미구단에 입단하게됐다.이즈미쇼핑센터는 주고쿠(中國)지방에만 줄잡아 70여개의 체인망을 보유하고 있는 유통업체로 전체 매상액은 5백억엔(약 4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봉은 8백만엔(약 6천4백만원)으로 현재 일본에서 활약중인10여명 안팎의 남녀 한국선수를 통틀어 단연 톱수준이다.
히로시마=글 전종구.사진 주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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