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칼럼>자녀위한 개혁 시도할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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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크리스마스와 새해 연휴동안 남편과 나는 생후 19개월,6개월배기 조카 두명의 방문을 받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미래에 어떤 일이 있을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많은 사람들의 사랑과 관심속에 자라는 이 두 아이들은 동시대의 많은 어린이들 에 비해 얼마나 운이 좋은지 모른다.매스컴에는 하루라도 학대받거나 버림받은 아이들의 얘기가 나오지 않는 적이 없다.
「성 앤의 집」을 방문했을 때 나는 이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생각하게 됐다.워싱턴DC 바로 외곽에 위치한 이곳은 136년동안 자신들의 부모로부터 사랑과 보살핌을 받지 못한 어린이들을 받아들여 보살펴왔다.
나는 그곳에서 어머니가 임신중 마약을 복용했기 때문에 성장이둔화되고 건강이 심하게 손상된 아기들을 봤다.아버지의 얼굴도 모른채 태어나 어머니들마저 인생을 포기해버린 아이들의 혼란스런눈동자도 보았다.
이곳에는 아이들을 보살피는 법을 배우고 재정적으로 독립해 아이를 키울 수 있도록 직업훈련을 받는 젊은 미혼모들도 있었다.
이들과 얘기하면서 다시 한번 느낀 것은 많은 사람들이 부모역할을 제대로 모른다는 사실이다.
현대사회에 사는 우리는 과거 어느 때보다 어린이의 발달을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잘 안다.하지만 역설적으로 부모역할을 하기란 너무나 힘든 상황이다.과거 아이들을 보살폈던 대가족이나 공동체적 마을의 역할을 대신할 존재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결과적으로 좋은 부모가 되는 데 필요한 도움이나 충고를 받을 길은 막막하다.
예를 들어 많은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 미취학 아동을 위해 가장 좋은 준비라는 사실을 모른다. 많은 부모들은 1년에 수천명의 아이들이 죽거나 다치는집안의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알지 못한다.
이제 우리 아이들을 위한 변화와 개혁을 시도할 때다.과학과 세계 경제의 발전,그리고 사회의 발달은 우리에게 전통적인 가정생활 구조의 파괴를 가져온 것이 사실이다.이로 인해 아이들의 신체.지성.감성.영혼이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이 황폐해졌다.
나의 목표는 우리의 가정과 직장.이웃.학교.교회,그리고 정부가 행복하고 책임감있고 쾌활한 아이들을 길러내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그 방법을 다 함께 생각해보자는 것이다.한 아이를 잘 기르기 위해선 많은 어른들의 관심이 필요하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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