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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출연자 3명뿐 무대는 꽉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1면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는 얼핏 외국 영화 『Singing in The Rain』을 연상시키는 작품이지만 극본.작곡등국내 젊은 스태프가 참여해 완성시킨 국산 뮤지컬이다.
일명 「살롱 뮤지컬」로 불릴만큼 그 규모는 작다.출연자는 남경읍.남경주.최정원 세명뿐.그러나 무대는 뜨겁다.거기엔 따뜻한우애가 있는가 하면 부담없이 들을 재즈풍의 노래가 있고,뮤지컬에 대한 끼와 열정으로 무대를 꽉 채운 전문 배 우들이 있다.
창문을 타고 흐르는 빗물을 볼 수 있는 작은 무대.중학교 음악교사인 노총각 동욱(남경읍)의 40세 생일이다.시집간 두 여동생은 각자 핑계를 대며 오지 못한다고 전화한다.공연히 쓸쓸해진 동욱.그런 동욱에게 5년전 가출한 동생 동현( 남경주)이 갑자기 찾아온다.피아니스트의 꿈을 포기하고 공사판의 노동자가 되어있는 동현을 보고 동욱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다.더구나 동현은 공사판에서 어깨를 다친 상태다.
그들 가운데로 웨딩센터의 아르바이트생 미리가 뛰어들어온다.실수투성이의 아가씨 유미리.신혼부부 집을 찾다가 엉뚱하게 잘못 들어온 것을 알게된 그녀는 실수투성이의 자신을 한탄하며 눈물을흘린다.『실수투성이 비참한 내모습 세월이 지나가 면 나의 모습변할까』노래부르는 미리,왠지 그녀의 실수는 밉지 않다.
동현이 미리에게 부탁,세사람은 동욱의 생일 파티를 연다.그러나 동현은 우연히 형이 말초신경 마비증세를 앓고 있음을 발견하고 가족에 일방적으로 희생해온 형에 대해 분노를 터뜨린다.일순두 형제의 감정은 폭발하지만 그들은 서로에 대한 애정을 더욱 확인하게 된다.
비가 내리는 창문 옆에서 두 남자가 나란히 앉아 피아노치는 모습은 보기만 해도 정겹다.가족을 위해 결혼까지 희생한 동욱의모습을 다정다감한 연기로 보여준 남경읍과 거칠지만 따뜻한 우애를 지닌 동현의 모습을 보여준 남경주.탄탄한 실 력의 두 형제가 펼치는 우애어린 무대라 더욱 인상적이다.최정원의 귀여운 변신은 이 작품의 매력 포인트.이들의 포근한 노래는 40대와 30대 남성,20대 여성등 각 세대들이 갖고 있는 불안과 두려움까지도 끌어안는다.
『동숭동연가』『결혼일기』『번데기』등으로 주목받고 한국뮤지컬 대상 극본상을 수상한 오은희가 극본을 썼다.작곡은 미국 보스턴버클리 음대 편곡과를 졸업한 최귀섭.뮤지컬 작곡가인 최창권씨의3남인 그는 이 작품을 통해 귀국신고를 했다.
배해일 연출.
지난해 9~10월 서울 현대토아트홀 공연에 이어 부산.대구등지방공연을 마치고 다시 문화일보홀에 올랐다.3월10일까지,529-3555.
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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