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성 폐기물 소각처리에 눈돌려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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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방사성폐기물 처분장 시설설치가 당초 계획보다 크게 늦어짐에 따라 우리나라도 방사성폐기물의 고효율 소각처리기술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소는 방사성폐기물 적체해소를 위해서는 소각처리등의 조치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전국 9개 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오는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은연간 약600드럼(200ℓ들이 기준).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이란 원자로의 운전.보수등에 사용된 기구.장갑.덧신.휴지.걸레 등으로 방사능수준은 극히 미약하다.
이들 중.저준위 폐기물은 드럼통에서 시멘트 등으로 고화처리해방사능이 누출되지 않도록 특수시설에 저장토록 돼있다.
외국과 달리 방사성폐기물 저장소를 아직 마련치 못한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각 원전의 임시저장고에 보관중이다.
그러나 이마저 2000년대 초면 모두 포화상태에 이를 전망인데다 정부가 88년부터 추진중인 방사성폐기물처분장 건설도 부지선정과정에서부터 차질을 빚고있어 환경및 기술적으로 안전하다면 소각처리법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원자력연구소는 지난 87년부터 개발에 착수해 최근 처리용량을 크게 확대시키는데 성공한 방사성 폐기물 소각시설을 부랴부랴 올부터 실용화할 계획으로 현재 과기처에 사용허가신청서를 제출해놓고 있다.
이 시설은 원래 이 연구소에서 배출되는 방사성 폐기물이나 방사성 동위원소 취급업체에서 배출되는 폐기물을 주 대상으로 처리할 목적으로 개발됐다.그러나 처리효율이 뛰어난데다 처리용량이 커 원전의 방사성폐기물 처리에도 무리가 없을 것으 로 판단하고있다. 연구팀은 지난해 원전에서 배출된 방사성 폐기물 30드럼분의 시험소각에서 방사성물질등 유해물질이 배출되지 않는 것으로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소의 김준형(金俊炯.방사성폐기물 감용고화기술개발실장)박사는 『이 소각로의 처리용량은 시간당 20~30㎏으로 원전 2기에서 연간 배출되는 저준위 방사성폐기물을 처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소각시설은 100평의 부지에 3층 정도(약12)의 철골구조소각로 외에 실증소각공정실,오염검사실,배출검사실,동위원소보관.준비실,계측제어실 등으로 구성됐다.
방사성폐기물은 섭씨 750~850도의 1차 소각로와 1,000도 이상의 2차 소각로에서 소각된다.그뒤 기체화된 소각물질은열교환기.백필터.고성능 공기여과기.습식세정탑 등을 거쳐 유해물질이 모두 제거된다는 것.金박사는『이같은 소각시 설의 확대와 보다 고효율처리기술개발이 필요하나 소각로 1기 건설에 20억원이나 드는 것이 난점』이라고 말했다.
일본은 이런 종류의 소각로를 37기나 가동중이며 미국은 시간당 700㎏,스웨덴은 시간당 220~250㎏용량의 소각로들을 운용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환경전문가들은 『원자력법시행령에는 방사성폐기물소각시설에대한 기본적 사항만 있어 소각시설의 설계.건설.운영.배출가스규제등의 기준마련이 우선된 뒤에 허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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