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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Style] 남자의 스타일, 벨트로 채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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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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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장이나 리조트 룩에 어울리는 벨트를 찾긴 쉽지 않다. 국내 남성 정장 브랜드에선 벨트를 매장 구색 갖추기용으로만 들여놓기 때문이다. 리조트 룩에 맞는 벨트는 소재와 색감 모두 고려해야 해서다. 네모 안의 숫자는 오른쪽 부속 기사에 언급된 시간·장소·상황에 맞춘 벨트에 해당. [사진=루엘·지스타·55DSL]

남자라고 해서 멋내는 것과 무관할 거라는 생각은 이젠 낡아빠진 상식이다. 그럼에도 자신감 있는 스타일의 남자를 찾는 건 의외로 쉽지 않다. 한정된 남성용 패션 아이템으로 멋을 내기가 쉽지 않다는 증거다. 이럴 때 맨 먼저 참고해야 할 대상이 ‘옷 잘 입는 남자’로 통하는 스타일 고수들이다. 그들에겐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완성한 자신만의 스타일 공식이 있다. 공식의 예를 들면, 단정한 다크 그레이 수트에 심플한 사각 커프스 링크를 매치하거나 우아한 더블 브레스티드 수트에 중후한 윈저 노트 매듭법을 이용해 페이즐리 타이를 연출하는 것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기본적인 아이템에 자신만의 감각을 더해 스타일리시한 차림새를 완성했다는 점이다.

남자들의 옷장은 대부분 기본 아이템으로 여겨지는 셔츠·타이 등이 차지한다. 그중에서 가장 관심이 덜한 것은 누구나 한두 개쯤 가지고 있는 벨트다. 멋에 대한 욕구가 눈에 잘 띄는 곳으로 집중된다는 것을 고려하면, 벨트야말로 멋의 사각지대에 위치한 ‘저주받은’ 아이템이다. 하지만 그런 벨트에도 서광이 비치는 중이다. 다양한 벨트 스타일링으로 트렌디한 룩을 선보이고 있는 여성복처럼, 남성복 브랜드에서도 디자이너들의 스타일을 완성하는 핵심 아이템으로 부상 중이기 때문이다. 버버리 프로섬의 크리스토퍼 베일리, 구찌의 프리다 지아니니 등이 대표적이다.

제대로 된 벨트 고르려면

◇정장 벨트=일 년 내내 일상복처럼 수트를 입는 비즈니스 맨에게 벨트 연출은 더더욱 절대적이다. 적당히 세련된 벨트는 별다른 장식 없이도 포멀한 수트에 우아함을 더한다. 정장 벨트 선택 시 고려해야 할 사항은 그리 많지 않다. 우선 벨트 폭은 3~3.5㎝ 사이가 가장 적당하다. 보통 기성복 정장 팬츠의 경우 벨트 고리 폭은 보통 4㎝ 정도인데 타이트하거나 지나치게 헐렁하면 마치 남의 옷을 빌려 입은 것처럼 어색해 보이기 십상이다. 둘째, 버클은 되도록 절제된 디자인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심플한 블랙 수트 사이로 브랜드 로고가 번쩍이는 골드 버클은 당신을 프로레슬링 챔피언으로 보이게 할지 모른다. 실버나 골드로 나뉘는 버클 프레임에 따라 커프스 링크, 시계 등 액세서리의 색깔을 통일해야 세련된 옷차림을 연출할 수 있다는 것도 명심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벨트의 길이는 버클을 다 채웠을 때 벨트 끝 부분이 바지의 첫 번째 벨트 고리에 끼워질 만큼 길어야 한다. 단, 이 부분이 두 번째 벨트 고리를 넘지 않아야 한다.

블랙이나 브라운 컬러로 나뉘는 정장 벨트의 컬러는 반드시 구두의 컬러와 일치해야 한다. 블랙 옥스퍼드 슈즈에는 심플한 사각 버클의 블랙 벨트를, 세련된 브라운 슈즈에는 비슷한 톤의 브라운 벨트를 매치해야 제대로 된 수트 스타일을 완성할 수 있다.

◇캐주얼 벨트=데님과 치노 팬츠 같은 캐주얼 룩에 서 벨트는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아이템이다. 다양한 연출이 가능한 캐주얼 벨트의 이미지를 결정짓는 건 바로 버클이다. 주말 오후, 명동 거리를 걷다 보면 잘못된 벨트 스타일링으로 자신의 이미지를 망치는 남자를 쉽게 만날 수 있다. 스타일에 상관없이 휘황찬란한 버클로 브랜드를 광고하는 남자, 폴로 셔츠에 면바지를 입고 형형색색의 벨트로 과감히 복부를 돋보이게 하는 남자 등이 그 예다. 자유분방한 캐주얼 룩에서 반드시 지켜야 할 벨트 연출법은 그리 많지 않다. 벨트를 세련되게 연출하면서 자신의 스타일 감각을 드러내고 싶다면 단 두 가지만 기억하면 된다.

첫째, 벨트의 버클은 벨트 폭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사이즈를 선택할 것. 둘째, 소재와 컬러를 통일하는 것이다. 폭이 4㎝ 이상인 캐주얼 벨트는 벨트 폭이 넓을수록 남성미가 강조된다. 대표적인 게 바로 영화 ‘이유 없는 반항’에서의 제임스 딘이었다.

그는 이 영화에서 화려한 버클이 달렸거나 매끈한 블랙 벨트가 아닌, 적당히 손때가 묻은 브라운 가죽 벨트와 청바지를 함께 매치해 거친 이미지를 표현했다. 소재와 컬러가 한정되어 있는 수트용 벨트에 비해 캐주얼 벨트는 선택의 폭이 넓다. 살바토레 페라가모, 에르메네질도 제냐 등 명품 브랜드에서는 여름용 면바지나 청바지에 매치하도록 가죽 벨트 외에 매시 벨트(가죽이나 천을 꼬아 만든 벨트)나 리본 벨트(실크 소재 벨트) 등을 선보이고 있다. 만약, 평범한 폴로 셔츠와 면바지로 좀 더 색다르고 흥미로운 캐주얼 룩을 연출하고 싶다면 리본 벨트를 함께 매치해보라. 프레피 룩의 상징인 리본 벨트는 당신의 룩에 활력을 더해줄 뿐만 아니라 아직까지 남자들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아 더욱 특별한 아이템이다.

이혜진 <‘루엘(Luel)’ 패션 에디터>

시간·장소·상황에 맞춘 벨트 스타일링

수트의 지루함을 단박에 깨뜨리며, 캐주얼에 포인트를 더해주는 벨트. 그동안 관심권 바깥에 머무르던 패션 아이템인 벨트의 경우, 조금만 신경을 써도 충분히 스타일리시한 남자로 보일 수 있다.

[1] 비즈니스

중요한 프레젠테이션을 앞둔 날이라면 평범한 네이비 수트 대신 올 블랙 룩으로 세련된 이미지를 연출해보자. 몸에 딱 맞는 타이트한 피트의 블랙 수트에 얇은 블랙 타이, 날렵한 블랙 옥스퍼드 슈즈를 매치한 후 심플한 블랙 벨트로 마무리한다. 단, 컬러는 통일하되 악어 가죽이나 타조 가죽 등 독특한 질감의 소재로 블랙 수트에 포인트를 주는 것을 잊지 말자.

[2] 리조트 룩

여름 휴가 시즌이 코앞이다. 복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휴양지에서의 여름을 꿈꾸는 중이라면 최상의 선택은 리조트 룩이다. 푸른 바다와 눈부신 태양에 잘 어울리는 스카이블루 팬츠에 경쾌한 체크 셔츠를 매치해보라. 자칫 70~80년대 패션으로 보이지 않으려면 셔츠는 반드시 팬츠 안으로 넣어 입을 것. 오렌지 컬러나 옐로 컬러의 컬러감 있는 벨트는 단정한 룩에 색다른 포인트를 안겨준다. 여기에 시원한 통과 페도라를 함께 매치하면 멋스러운 리조트 룩이 완성된다.

[3] 캐주얼 프라이데이

캐주얼 프라이데이. 바쁜 업무는 잠시 잊고 자신만의 시간을 즐길 때라면 적당히 댄디하면서 캐주얼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 청바지가 제격이다. 특히 깔끔한 인디고블루 컬러 청바지는 별다른 장식 없이도 세련돼 보이며 포멀한 재킷이나 셔츠에 두루 잘 어울리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상의는 같은 톤의 셔츠를 매치하되 볼드한 원형 장식 버클 벨트로 전체적인 룩에 포인트를 준다. 좀 더 스타일리시해 보이려면 스포티한 스니커즈 대신 클래식한 구두로 믹스매치의 즐거움을 더해보라. 구두를 매치할 경우 반드시 벨트의 컬러와 통일해야 한다는 점을 기억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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