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떨어져도 수출가 그대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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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1990년대 중반 이후 국내 기업들은 원화 환율이 떨어져도 수출단가를 제대로 올리지 못해 채산성 악화 요인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환율 변화에 따라 수출품 값이 얼마나 변했는지를 나타내는 '수출가격 전가율'이 80~94년 -0.12였으나 95~2003년 -0.08로 떨어졌다. 수출가격 전가율이 -0.08이라는 것은 원-달러 환율이 10% 내릴 때 수출가가 0.8% 올랐다는 뜻이다.

전가율이 떨어진 데 대해 한은은 "국내 수출업계가 95년 이전엔 이윤을 중시하는 쪽으로 수출가격을 정했지만 점점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쪽에 무게를 둔 때문"으로 분석했다. 정보기술(IT) 관련 상품처럼 원화 환율이 내렸다고 수출가를 쉽사리 올리기 힘든 품목의 수출 비중이 커진 영향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은은 "환율 하락으로 수출채산성이 나빠지는 현상을 막으려면 경영 합리화, 품질 고급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7일 서울 외환시장의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7원 내린 1143.2원으로 마감됐다.

홍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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