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애씨 ‘효과적인 대화방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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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와 대화할 때 당황한 적 많으시죠?” 울산 북구청과 울산지역사회교육협의회는 지난 11일 북구문화예술회관에서‘부모와 자녀의 효과적인 대화법’을 주제로 강연회를 열었다. 행사에는 학부모 500여 명이 참석했다. 『자녀를 공부에 빠져들게 하는 부모의 지혜』의 저자 정명애(한국지역사회교육협의회 부모교육 수석강사)씨가 강연을 했다. 부모와 자녀의 대화를 돕기 위해 강연 내용을 요약 소개한다. 

‘감정이 실리는’ 부모-자녀의 대화…


부모가 된다는 것은
  부모는 ‘낳는 일’과 ‘기르는 일’을 하는 사람을 말한다. 그렇다면 자녀를 기르기 위해 부모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바람직한 부모 역할은 무엇인가? 개인의 가치관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교육학자들이 공통으로 제시하는 것은 ‘사랑하기’와 ‘가르치기’다.
  부모는 자녀에게 ‘최초의 교사’‘ 마지막 교사’‘ 평생 담임교사’다. 한 명의 학생을 온 열정을 바쳐 평생 지도할 수 있는 교사는 오직 부모밖에 없다. 고귀한 생명과 다양한 가능성을 갖고 태어난 한 아이의 부모가 된다는 것은 옷깃을 여미게 하는 엄숙하고 거룩한 일이다.
 
대화란
  말과 대화는 다르다. 대화란 두 사람 이상이 말을 주고받는 것을 뜻한다. 대화는 주로 말로 하지만, 말은 대화가 아닐 수 있다. 연설을 잘하는 사람처럼 혼자서는 말을 잘하지만, 둘 이상 모였을 때 대화를 잘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말은 의사전달이어서 일방통행인 반면, 대화는 의사교환이어서 양방통행이다. 마치 테니스를 치는 것과 같다. 내가 오른쪽에서 상대편으로 공을 치면, 상대편은 공이 날아오는 곳으로 옮겨가서 공을 받아치고, 나는 또 그 공이 오는 곳으로 옮겨가서 공을 맞받아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이처럼 대화는 상대방과의 관계 속에서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에 감정이 실리게 마련이다. 어떻게 보면 모든 인간관계를 대화의 관계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가족관계도 대화의 관계라고 할 수 있다. “‘어’해서 다르고, ‘아’해서 다르다”는 말도 대화에 감정이 실린다는 것을 뜻한다. 감정이 실리기 때문에 대화는 때때로 상승작용을 하게 된다. 대화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말의 양(量)보다 질(質)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또한 무엇을 말할까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말할까가 더 중요하다.
 
3가지 대화 방법
  효과적인 대화 방법은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침묵의 대화’.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자세로 적절한 거리에서 듣기, 진지한 태도로 주의 기울이기, 눈높이와 시선 맞추기, 중간에 말을 자르거나 끼어들지 않기, 잘 듣고 있다는 표시(인정반응, 중요한 단어 반복)하기를 들 수 있다.
  두 번째는 ‘깊이 듣는 대화’로 3단계로 나눈다. 1단계는 자녀가 말, 얼굴 표정, 행동, 태도 등을 통해 단서를 부모에게 보낸다. 2단계는 자녀가 보낸 단서를 해석해 자녀의 감정이나 원하는 것을 추측한다. 3단계는 부모가 추측한 자녀의 감정과 원하는 것을 자녀에게 말한다.
  세 번 째는 ‘나를 표현하는 대화’다. 부모에게 방해가 되는 자녀의 행동이나 상황을 사실 그대로 말한다. 자녀의 행동과 상황에 대해 부모가 느끼는 감정을 말한다. 이유를 설명하면서 결과를 말한다. 부모가 자녀에게 원하는 바를 구체적으로 말한다.

프리미엄 김관종 기자
일러스트= 프리미엄 이원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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