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마인드스포츠게임 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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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10월 베이징(北京)에서 열리는 제1회 세계마인드스포츠게임(World Mind Sports Game)에 불참하겠다고 했던 이세돌(사진·左) 9단이 ‘참가’로 방향을 틀었다.

이세돌 9단은 18일 저녁 한상열 한국기원 사무총장과 만난 자리에서 “단체전에 나가서 열심히 두겠다”고 최종적인 의사를 밝혔다.

이날 드러난 이세돌 9단의 불참 이유는 이 대회의 중요성을 수긍하기 어렵고, 중요한 세계대회를 앞두고 이 대회로 인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두 가지. 이세돌은 그동안 살인적인 스케줄에 시달려 왔다. 그러나 오랜 설득과 대화 끝에 이세돌은 “이 대회가 중요한 의미가 있다는 점을 받아들이겠다. 이 대회 전후의 다른 스케줄에 배려를 해준다면 단체전에 나가 열심히 두겠다”고 결정을 내렸다. 한국기원도 금메달 포상금 1인당 500만원이 너무 적다는 여론을 받아들여 만약 우승한다면 포상금을 더 지급할 수 있도록 이사회를 통해 힘쓸 것을 약속했다.

그러나 이보다 앞서 만난 이창호·右 9단은 ‘대회 포기’ 의사를 바꾸지 않았다. 이창호 9단은 “이 대회의 중요성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고, 그걸 고려하면 참가하고 싶지만 몸이 도저히 따라주지 못한다. 이 대회는 5일 연속 하루에 두 판을 두는 강행군인데 근래의 내 체력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고 포기 이유를 밝혔다.

이창호 9단은 최근 몸이 안 좋아 전통의 국수전조차 이미 출전을 포기했고 앞으로도 상태에 따라 다른 기전도 일부 포기할 생각이라며 “5일 연속 하루 한 판도 이겨낼 자신이 없다”고 말했다. 이창호 9단은 지난해 대국 후 두 차례 졸도해 충격을 주었고, 그후 상당히 호전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체력 저하로 인해 생각보다 힘들게 스케줄을 소화해내고 있음이 드러난 것이다.

제1회 세계마인드스포츠게임은 바둑과 함께 체스·브리지·중국장기·체커 등 5개 보드 종목에서 35개의 메달을 놓고 겨루는 대회. 올림픽 직후인 10월 4일부터 2주간 베이징 올림픽 경기장에서 열리고, 100여 개국에서 2000여 명의 선수가 참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기원은 한국 바둑의 축이라 할 이창호-이세돌이 불참 의사를 통보하자 이달 20일까지인 엔트리 마감을 다음달 12일까지로 연기하고 설득 작업에 나섰었다. 그러나 이창호 9단은 ‘불참’, 이세돌 9단은 ‘단체전 참가’로 정리됨에 따라 조속히 팀을 짤 계획이다. 또 이창호-이세돌이 불참한다는 소식을 듣고 불참 쪽으로 방향을 틀었던 최철한 9단 등 상위 랭커들의 흔들림도 가라앉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바둑은 남녀 단체전, 남녀 개인전, 오픈전(아마추어) 등 5개의 메달이 걸려 있다. 현재 여자 기사는 상위 랭커들 전원이 참가 의사를 밝힌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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