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영 현대명예회장.이건희 삼성회장 국제지명도 1,2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세계 일류기업에선 「한국 기업인」하면 누구를 떠올릴까.
현대그룹 정주영(鄭周永)명예회장과 삼성 이건희(李健熙)회장이국제 비즈니스무대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것으로 나타났다.
鄭.李회장으로 대표되는 한국기업인은 해외사업과 관련,공격적이고 세계경제 환경변화엔 비교적 적응능력이 뛰어나지만 영어등 언어소통 능력에선 뒤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됐다.
◇기업인 인지도 세계 500대기업 가운데 11.8%가 한국을대표하는 기업인으로 정주영 현대그룹명예회장을 꼽았다.다음으로 이건희 삼성회장이 10.5%로 나와 鄭회장을 1.3%포인트차로바짝 뒤쫓았다.
삼성.현대는 한국을 대표하는 양대산맥으로 이들 그룹의 총수가모두 국제무대에서 가장 많이 알려져 있는 셈인데 鄭회장이 역시오랜 기간 비즈니스활동을 해왔기 때문에 李회장보다 인지도가 높게 나온 것이다.
고(故)이병철(李秉喆) 삼성회장도 0.7%의 인지도를 나타냈다. 다음으로는 세계경영을 앞세워 전세계에서 합작투자등 공격적인 경영을 하고 있는 대우그룹 김우중(金宇中)회장이 5.3%로나와 인지도 3위를 차지했다.
또 한국과 일본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는 롯데그룹 신격호(辛格浩)회장은 일본재계에 많이 알려져 3.3%의 인지도를 보였다.
한화그룹 김승연(金昇淵)회장도 0.7%로 나왔다.
특이한 것은 이들 말고 세계 대기업이 「한국 기업인」하면 금방 머리에 떠오르는 사람이 없다고 답변한 점이다.
응답한 152개 기업중 무려 70.4%인 107개 기업이 한국 기업인중 떠오르는 사람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한국의 철강왕으로 국제무대에서 많이 알려졌던 박태준(朴泰俊)전포항제철회장도 이번 조사에서 인지도가 전혀 없는 것으로 나왔다. ◇한국 기업인의 행태및 특징 우리나라 기업인들은 국제무대에서 사업과 관련해 공격적이거나 적극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인식됐다.
한국 기업인의 공격적인 성향에 대해 「매우 그렇다」가 38.
2%,「그런 편이다」가 48.7%로 나타났다.「그렇지 않다」고응답한 기업은 10.6%에 불과했다.
이에비해 기업인 자질중 가장 중요시되는 덕목의 하나인 「신뢰감」과 관련,61.8%가 「한국기업인에 믿음이 간다」고 답했지만 35.6%는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일본에서는 「신뢰한다」(47.7%)와 「불신한다」(46.2%)가 비슷하게 나와 눈길을 끈다.
아무래도 한국기업들이 국제거래에서 아직도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경우가 많음을 보여준다고 볼 수 있다.
세계경제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능력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본 기업이 전체의 54%,부정적으로 본 기업이 42.1%로 나와 한국 기업인들이 비교적 적응은 잘 해나가고 있는 것으로 나왔다. 하지만 미국(57.1%)이나 유럽(64.5%)기업들이 한국기업인의 적응능력에 대해 부정적인 응답을 해와 한국 기업인이 구미(歐美)중심으로 불고 있는 최근 기업경영혁신 바람에 소극적인 인상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음으로 국제거래때 필요한 의사소통 능력이 제대로 있느냐에 대해서는 무려 60.5%가 「그렇지 않다」고 응답했다.36.8%만이 「있다」고 말했다.한국 기업인이 영어등 외국어 의사소통능력이 떨어진다는 얘기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