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피어스·가넷·앨런‘챔프반지 원정대’보스턴 귀환 신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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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위해 자신을 낮춘 스타들의 노력이 챔피언 등극으로 열매를 맺었다.

보스턴 셀틱스가 18일(한국시간) 홈에서 열린 2007~2008 미국 프로농구(NBA)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 6차전에서 LA 레이커스를 131-92로 꺾고 4승2패로 우승했다. 셀틱스로서는 1986년 이후 22년 만의 정상 등극이자 통산 17번째 우승이다.

98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0번으로 셀틱스에 둥지를 튼 ‘프랜차이즈 스타’ 폴 피어스(31)는 10년 만에 팀을 우승으로 이끌면서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2004~2005시즌부터 셀틱스 사령탑을 맡은 닥 리버스(47) 감독은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우승팀 감독이 됐다.

피어스와 함께 셀틱스의 ‘빅3’로 불리는 케빈 가넷(32)과 레이 앨런(33)은 NBA 정상급 스타임에도 단 한번도 챔피언 반지를 껴보지 못했다. 이들은 ‘무관의 한’을 풀기 위해 올 시즌 정든 팀(가넷은 미네소타, 앨런은 시애틀)을 떠나 셀틱스의 녹색 유니폼을 입었다. 이들의 영입은 대니 에인지(48) 셀틱스 단장의 결단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셀틱스는 지난 시즌 동부 콘퍼런스 최하위에 그쳤다. 80년대 셀틱스 전성기의 주역이자 2003년부터 셀틱스 단장을 맡고 있는 에인지는 대대적인 전력 보강 없이는 위기 탈출이 어렵다고 보고 가넷과 앨런을 데려왔다. 그 대신 8명의 유망주를 내보냈고 드래프트 지명권까지 포기했다.

에인지의 선택에 대해 일부에서는 “개인플레이로 조직력이 깨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우승을 향한 ‘빅3’의 염원은 우려를 불식시켰다. 이들은 팀을 위해 스타 의식을 버렸다. 동료들과 어울려 미국 프로풋볼(NFL) 경기를 관전하고 승용차 대신 구단 버스를 함께 타고 이동했다. 조직력의 셀틱스는 정규시즌에서 66승16패의 최고승률을 자랑했다.

언제든지 두 자릿수 득점이 가능한 가넷은 공격 대신 수비에 전념, 데뷔 이래 처음으로 ‘올해의 수비수’로 선정됐다. 가넷이 가담한 셀틱스 수비는 철옹성이었다. 3점슛 성공률 부문 역대 2위인 앨런은 외곽에서 지원사격을 날렸고, 피어스는 내외곽을 가리지 않는 득점포로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피어스와 앨런은 1, 6차전에서 부상투혼까지 발휘했다.

MVP 피어스는 “우리가 늘 얘기했던 것(우승)이 오늘 마침내 이뤄졌다. 가넷·앨런과 나는 정상에 오르기 위해 많은 것들을 희생했는데 이젠 상쾌한 공기를 마실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문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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