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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엘 걸작 "그리스도의 변용"5백년만에 수수께끼 풀렸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1면

르네상스 시대의 거장 라파엘 최후의 걸작회화 『그리스도의 변용』(Trans-Figuration)에 대한 500년간의 수수께끼가 최근 미국의 한 의사에 의해 풀렸다.
라파엘이 죽은뒤 그의 아틀리에에서 발견된 『그리스도의 변용』은 예수가 십자가에 못박히기 직전 변화의 산에 제자 3명을 데리고 올라가 기도하던중 거룩한 모습으로 변했고 산에서 내려와 간질병환자 아이를 고쳤다는 신약성서 마가복음 9장 의 기록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거장의 나무랄데 없는 표현기법을 보여주는 이 작품은 등장 인물중 간질병환자 아이의 모습이 죽어가는 것으로 해석돼 후세의 미술평론가와 사학자들은 『위와 아래가 서로 어울리지 않는다』며라파엘의 잘못이 아니면 뭔가 불순한 의도가 깔린 의도적인 작품이라고 폄하해왔다.
르네상스 전문학자인 프리버그박사는 『더이상 손볼데 없이 서로잘못된 연결』이라고 혹평했다.
의문을 푼 사람은 미국 펜실베이니아 핸먼대 심장병전문의사인 고든 벤더스키박사.그는 그림속의 간질병환자 아이가 의학적으로 죽어가는 것이 아니라 회복되는 모습임을 알아냈다.아이가 부축을받고 있으나 튼튼하게 두 다리로 버티고 서있으며 간질병 발작때나타나는 거품을 입에 물지 않고 입을 크게 벌리고 있는 것은 의학적으로 회복단계에 나타나는 모습이라고 벤더스키박사는 설명했다. 따라서 그는 『라파엘은 아이가 치료됐음을 보여주려 했고 이는 예수의 능력과 거룩함을 돋보이게 한 라파엘의 깊은 신앙심과 예술혼의 발로』라며 『자신의 이름속에 「신에 의한 치료」라는 뜻이 있는 라파엘이 예수의 간질병환자 치유라는 이 적(異蹟)의 순간을 그림으로써 자신의 최후를 장식하려 한 나무랄데 없는 걸작』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워싱턴=진창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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