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식량난을 보는 세계시각-중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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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북한 식량난은 과연 위험수위인가.이에따른 도발 가능성은 있는가.북한 식량난을 보는 중국.러시아의 상반된 시각과 미국 워싱턴포스트지와 영국 이코노미스트지 보도를 소개한다.
[편집자註] 중국은 북한의 식량난이 매우 심각한 지경에 도달,전례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북한이라면 어느 누구보다도 잘 안다고 자부하는 중국이 이처럼북한의 식량난이 위험수위에 와있다고 판단하는 것은 여러 채널을통해 입수한 정보에 근거하고 있다.
우선 최근들어 북한 전역에서 식량약탈 사건이 빈번히 발생하고있고 특히 금년 여름 수재로 집과 양식을 잃어버린 이재민 구호대책도 제대로 마련치 못할 만큼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다.북한사정에 정통한 중국의 한 고위관리는 『일부 지역 에서는 식량배급이 끊긴지 오래 됐으며 정부에서 배급하는 물품이 하루에 달걀2개가 고작인 곳도 상당수』라고 상황의 심각성을 전하고 있다.
중국지도부가 특히 우려하는 대목은 현재의 식량난이 2~3개월내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내년 봄 곡 식이 나오는 6월까지 계속된다는 사실이다.
김정일(金正日)이 『만사를 제쳐놓고 외국에서 식량을 확보하라』고 북한대외경제무역부에 특별지시를 내렸지만 외화부족으로 별다른 실적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북한 식량난과 관련한 중국의 또다른 고민은 탈북자 문제.
그렇지 않아도 겨울만 되면 얼어붙은 강을 타고 중국으로 넘어오는 북한인들이 이미 상당수에 이르고 있는 상황에서 현재의 식량난이 탈북을 더욱 부추길까봐 내심 걱정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당국은 최근 일부에서 제기되는 북한 전쟁준비설에 대해선 회의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
먹을 것도 없는 마당에 전쟁을 치를 수 있겠느냐는 것이며 전쟁을 일으켰을 때 중국이 결코 지원하지 않을 것임을 북한당국도잘 알고 있다는 설명이다.
베이징=문일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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